[5귀절 금강경 7-3]7분. 얻을 것도 없고 설할 것도 없다 : 너, 그거 알아?
현대 과학은 수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와 혜택을 가져왔는데, 우리는 왜 불균형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과거보다 더 행복하지 못할까? 몰라도 되는 것까지 지나치게 많이 알게 되면서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수많은 인터넷 정보를 나만 몰라 뒤처지지거나 "너 그거 알아?"하는 갑작스런 질문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어떤 것, 예를 들어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진정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면, 찬란한 자유의 문이 열리게 된다. 오래 사는 것이 복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즉 복이라 할 수도 없고 아니라 할 수도 없다는 말이다. 나의 삶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방향이 고정되어 있을 수 없다. 항상 현재의 움직이는 상황에 따라 가치와 방향이 달라질 뿐이다. 불법에의 접근도 오늘, 지금 현재, 여기에서 시작해야 바른 시작이 될 수 있다.
시대와 사회의 변천에 따라 정의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정의에 대한 의미는 그대로지만, 실천의 방법과 조건과 처지가 다를수록 결과에는 커다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부처님 초기의 불법을 수행하던 자세가 지금과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불법은 악을 버리고 선을 지향하는 윤리적 틀(지악수선)에 속박되거나 고통을 버리고 즐거움을 얻는 신앙생활(이고득락)을 거쳐 모든 법의 한계마저 뛰어넘는 큰 깨달음(전미개오)을 근본 목표로 삼는 삶이다.
내가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제여사께서 괴로워한다면 그것은 제여사의 기준에서 보는 분별심이다. 그런 분별심을 버리면 내가 술 마시는 것을 조금 편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만약 내가 술로 인해 병이 생겼는데도 술을 계속 마시려 한다면 그 때는 몽둥이를 들어서라도 끊게 해야 한다. 그것은 제여사의 분별심 때문에 나와 싸우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래 사람을 다루는 법에는 포용과 자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벌과 매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자신의 분별심을 끊고 드는 매는 보살의 힘이 담긴 행위일 수도 있다. 여기서도 세상살이에는 어떤 것이 옳은 법이라고 고정할 것이 없다는 이치가 된다. 아이가 태어나서 가만히 누워있지만 입술에 손을 대면 입술을 오무리거나 손가락을 잡으면 움켜쥐려고 손을 오무리는 것은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이다. 특별한 생각없이도 손이 자유롭게 움직여지듯이 마음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대자유를 얻는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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