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경영이 어려워 이전에 하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폐업을 하고 의료외적인 일을 찾는 의사들을 수시로 만난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이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의료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적절히 세일즈하지 못해 힘든 것이 아니라 의사로써의 사회적 역할이 더 우선이라는 말이다. 성장이 아니라 가치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의사는 환자를 만나 질문하고 진찰함으로써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환자가 편안하게 집에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이 직업이다. 기술을 판다는 목적지향적 공격적 도전이 아니라 특화지향적 방어적 도전으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운동을 할 계획이 있는지 언제쯤 시작할 생각인지 묻는 가벼운 질문을 통해 환자에게 지금 현재 무엇이 중요한지 가르쳐주고 적절한 정보를 전해주어 환자가 빨리 건강한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바로 의사가 할 일이다.
진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진심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게 말하며, 어떤 일을 하는지, 취미가 무엇인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라이프스타일은 어떤지, 달리기를 좋아하는지 등을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고 생각해볼 시간을 주기도 한다.
환자도 소비자의 한 부분일 뿐이다. 힘을 빼고 의사를 소통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태도는 상대가 나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나의 능력에 회의적일 때 , 혹은 경쟁이 치열한 협상 상황에 놓였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뛰어난 협상가들은 대부분 상대의 관점을 더 많이 이해하려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이 질문하고 협상과 직접 관련된 내용은 조금 덜 이야기했다. 즉 상대에게 답을 말함으로써 대화를 이끌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먼저 질문을 함으로써 대화를 시작한다.
우리가 힘을 빼고 일상적인 가벼운 대화를 함으로써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신뢰를 구축하고, 상대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태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인간관계를 좋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의 세상이치다.
의사가 부지런한지 게으른지, 외형적인지 내향적인지, 정신적으로 안정적인지 신경질적인지, 마음이 열려 있는지 완고한지 등은 병원 경영 실적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가장 뛰어난 경영적인 의사는 이타적인 기질이 있는가의 여부다.
흔히들 자신있고 확신에 찬 태도로 말하는 것을 설득의 핵심이라고 여기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정치적인 이슈처럼 강력하게 설득하려는 메시지에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기당하는 것이 아닌지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남들에게 내 결정을 조종당하기보다 나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선택하고 하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이다. 어떤 일에 대한 계획과 의도를 묻는 가벼운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설득하게 하면 사람들은 변화의 동기가 자신에게 나왔다고 확신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