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7-5]7분. 얻을 것도 없고 설할 것도 없다 : 비교하지 말자.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다. 그러니 비교하고 공통점을 찾고 서로에게 맞추려 하지 말자. 그러다가 자신이 모자란다고 실망해서 자신은 불행하다고 지레 짐작하게 되고, 그렇게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며 살게 된다. 그런 것은 시킨다거나 되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저절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꽃이 다르지만 다 이쁘듯이 세상 살아가는 것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나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불행한 것은 아니다. 그냥 서로 다르게 그렇게 살 뿐이다. 삶을 사는 법이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삶의 방법이 없으니까 내 형편에 맞게 그냥 맞춰살면 행복해진다. 부처님도 어떤 정해진 방법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의 근기와 인연에 맞게 법을 설하신 이유가 그런 것이다. 각자에게는 각자에게 맞는 삶이 있다는 말이다. 어떤 삶이 좋고 나쁘고 평가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좋은 삶의 방식이라해도 내가 능력이 없거나 안되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는 나쁘지만 나에게는 좋은 삶의 방식도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생각의 차이이다.
최고의 깨달음이나 최고의 성공을 성취하는 요건은 절대로 나를 내세우지 않고 한 길을 꾸준히 파고들어 나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다. 깨달음을 통해 일체의 나를 앞세우는 번뇌 망상을 극복하고 일체 물질의 경계를 벗어난 집착이 없는 상태가 바로 무위의 행동이다. 쓸데없이 잘난 척 하지 말고 항상 남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남과 나 사이의 장벽을 두지않는 삶의 자세를 유지하자. 그것이 다른 말로 무주상보시의 마음 자세다.
세상 만물이 다 같이 근본원리나 진리의 본체는 평등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각 존재에는 차별성이 있다. 부처님의 법과 성문(聲聞), 그리고 연각(緣覺)의 법도 각각 차이가 있다. 성문(聲聞)은 부처님의 음성을 직접 듣거나 교법을 공부하는 사람이고, 연각(緣覺)은 스승없이 주위의 사물을 보고 인연현상을 파악하여 스스로 진리를 깨닫는 자로서 전생에 많은 공부가 있었던 사람을 말한다. 성문이나 연각이 되면 다 같이 무위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지만, 대각(大覺)을 성취해 가는 과정에서는 그 깨달음에 깊고 얕은 차이, 크고 작은 차이가 있으므로 다 같은 성현이라도 부처가 되기 전에는 무수한 차별이 있다는 말이다.
여래의 설법은 모두 다 파악할 수도, 설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非法) 또 법 아님도 아니어서(非非法) 반드시 정한 법(定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승을 대하면 소승법을 설하고, 대승을 대하면 대승법을 설하며, 축생을 대하면 축생도를, 아귀에게는 아귀도를 때와 장소에 따라 또 사람에 따라 무량무수한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각각 차별을 두어 설하신다는 뜻이다. 이것이 집착하면 이것이 아니다고 하고, 저것에 집착하면 저것이 아니다고 하면서 업의 범주나 세속적 삶의 테두리 안에서 가슴에 다가오도록 체득해나가는데는 힘든 인내와 사랑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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