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8-4]8분, 법에 의지해서 다시 태어나라: 불법이라는 것은 곧 불법이 아니다
얼마만한 복이 되길레 사구게를 수지독송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라고 하는가? 우주에 가득한 칠보로 남에게 베풀어주고도 주었다는 생각이 없는 사람이 지은 큰 복보다도 이 경을 전하는 공덕이 더 크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많이 알지 못해도 사구게 하나라도 평소 알고 있다가 남에게 전해주면 큰 공덕이 되고 복이 된다. 흔히 깨달으면 복을 닦을 필요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깨달은 도인도 복을 쌓아야 복을 받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삶 동안 잘 살아가려면 공부도 하고 복도 지어야 한다. 금강경을 잘 들으면 여기서 큰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다는 말인데 한 두 부처님이 아니라 모든 부처님이 다 이것을 보고 듣고 깨달았다는 말이다. 금강경이 그만큼 부처님의 사상에 정통하고 참 진리에 가장 근접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금강경에서는 간혹 깨달음을 목표로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이 있는데, "불법이라는 것은 곧 불법이 아니다."는 말도 그런 말이다. 한번 잘 생각해보자.
불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불법이 특별하다고 하는 사람들, 불법이 대단하다고 하는 사람들, 모두 상에 앍매여 있는 사람들이다. 불법은 일상사가 불법이다. 따로 불법이 없다. 밥 먹고, 잠자고, 걸어가고, 일하고, 말하는 것이 곧 불법이라는 말이다. 거기에 다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 어떤 스님이 큰 스님 밑에서 3년을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배운 것이 없다. 부처님이 누구인지, 불법이 무엇인지, 참선이 무엇인지, 도대체 알지 못하고 3년이 지나갔다. 하루는 스님에게 따졌다. 스님 저 갈렵니다. 왜 가느냐? 3년이 지났는데 제가 아는 것이 없습니다. 진리를 깨닫고 부처가 되려고 왔는데 3년간 일한 것 밖에 없습니다.
그래? 무엇이 궁금하였느냐? 이제라도 물어보아라. 무엇이 부처입니까? 즉심시불(卽心是佛)이니라. 즉심시불이라는 말은 '곧 마음이 부처니라' 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사람은 글자를 몰라서 언듯 들으니까 '짚신이 불'이니라로 알아들었다. 며칠을 지내면서 생각해보아도 참 이상했다. 어째서 짚신이 부처라고 했을까.....? 하루는 큰스님과 풀을 메다가 확인차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스님 지난 번에 하신 말씀 '짚신이 불'이라는 말이 맞습니까? 그래 맞다. 정말 이상했다. 잘못들었나 하고 확인까지 했는데 확실히 잘못들은 것이 아닌 것이다. 그 후로 매일 짚신을 쳐다보고 그 뜻을 알려고 애를 썼다. 그러다 하루는 성질이 나서 불법이 뭐 이래. 이따위 짚신이 부처라니 하고는 짚신을 휙 던져버렸다. 그런데 짚신이 바위에 맞고 퉁 튀면서 어디론가 없어지는 것을 쳐다 보다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이 말속에 금강경의 진리가 다 들어있다. 무엇이 부처인가 물었는데 짚신이 부처라고 알아들었다. 그러면 깨닫지 말아야 하는데 짚신이 부처라는 말에 깨달았으니 어떻게 된 것인가?
부처님은 형상에 있지 않다는 말이다. 말에도 있지 않고, 아울러 불법도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꿈 속에서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과 같은데 무엇이 옳고 무엇이 불법인가? 꿈 속에서 대단하다고 해봐야 허망한 것일 뿐이다. 만약 그 스님이 즉심시불, 즉 마음이 부처니라 이렇게 알아들었으면 그렇게 빨리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마음이 부처라고 하면 또 마음이라는 상을 세우고 존재에 집착했을 것이기 깨문이다. 짚신이 부처라고 알아들었기 때문에 이상했고, 그 의심이 연속되다가 어느날 이까짓 짚신이 무슨 부처냐고 그 화두조차도 던져버렸다. 그러니까 스승이 말한 말씀 조차도 던져버리고, 그 짚신이 풀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아무것도 없는데서 마음이 고요해진 것을 느끼고, 참으로 아무 것도 세우지 않았을 때가 바로 무심이고, 그 경지가 바로 부처의 경지구나 하고 깨달은 것이지. 그래서 스승님이 날보고 짚신이 부처라고 했구나 하고 문득 깨달은 것이다. 부처라는 것은 한낱 짚신과 같은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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