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9-6]9분. 어느 상도 상이 아니다: 현재 상태를 자각하자
내가 예전에 공직에 있을 때, 보안사의 위세가 한창일 때, 우리 병원에 상주하는 보안사 책임자가 나더러 자신들의 세력권인 "탱자나무 그늘로 들어오라."는 권유를 연속으로 몇 번 받은 적이 있다. "환자보는데 실력 외에 다른 힘이 무슨 필요가 있나요?"라며 거듭 사양한 적이 있다. 그 분은 세상을 안과 밖으로 나누어 보고 있지만, 나는 그런 나눔이 싫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일 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탱자나무 그늘과 밖이라는 나눔에 거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스님들이 절 안팍에 있는 사람들을 구분하여 신도들을 대하는 것도 도에 본래 안팍이 없다고 하면서 스스로 승단이라는 안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고집 때문에 문중이니 뭐니 하는 집단이 생기고 도의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저 새끼 죽여 버려야지!"라고 마음 먹다가 내 속의 악한 마음을 내 스스로가 보게 된다.
나는 학생 때 불교학생회를 하면서 스님들이 "이것은 이렇게 해라."하면 신도들이 "아이고, 뭐 시키는대로 해야지."하면서 이런 생각이나 행동을 '믿는다'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진실로 믿는 바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회장할 때는 경전을 외우는 것보다 오히려 봉사하는 것에 더 치중했다. 행동을 통해 늘 내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자각을 해야 한다. 나의 현재 상태를 자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수보리야 너 생각이 어떠냐? 수다원이 나는 수다원과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이것이 정말 중요한 질문이다. '나는 모범적인 훌륭한 의사야'라는 말처럼 "내가 무엇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라는 고정된 허상에 집착하는 것이므로 아무 것도 되지 못한 것이다. 즉 스스로 수다원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수다원의 경지에는 한참을 모자라고 있다는 말이다.
자유인은 내가 자유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법문 중에 '졸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졸고 있는 중'인 것이다. 여성해방운동도 자신의 내면의 여성성(의지심, 몸에 대한 집착 등)을 완전히 없애지 않으면 여성이라는 분별심에서 완전히 벗어 난 것이 아니다. 이 몸이 깨끗해질 수도 있고 더러워 질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념이다. 의지심과 몸에 대한 집착이 있는 한 해탈하기는 어렵다. 마음이 장부로 전환해야만 한다. 엄마의 마음은 여자의 마음과 조금 다르다. 또 "남자야"라거나 "무거운 것을 짊어져야"하는 것 등도 모두 잘난 척하려 하는 마음이며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태도도 놔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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