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일상은 대부분 상상과 기다림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은 기다림이라는 시귀절도 생각난다. 새로운 것을 기다리는 시간들이라고 하지만, 새로움이란 경치가 아니라 생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융통성 없는 사고방식에 갇혀 세상을 정적이고 고정적이고 편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권태를 느끼게 된다. 일종의 피로현상이다. 그런데 세상은 절대로 정적이거나 고정적이지 않으며, 내 삶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
삶은 무엇이든지 기다리며, 또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달리 어떻게 할 것이 없을 때가 있다. 누구도 다가오지 않는 시간,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래도 내 힘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고통인 동시에 희망인 때가 있다.
어린 손자가 어떻게 일어나 걷고 잔디밭은 거닐다가 새로운 벌레를 볼 때 경험하는 것과 똑같은 신비감과 새로움의 느낌을 고유할 수 있을까? 새로움에 주목하게 되면 항상 매 순간 진정한 신비와 신선함을 체험할 수 있다.
가령 기다림은 언제나 길고 따분하고 고통스럽고 외롭지만, 그런 기다림의 끝에 만나게 되는 꿈과 희망이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의 만족감을 만나는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느낌이다. 바로 그런 것이 축복일 것이다.
세상만사가 돈을 받고 하면 일이지만, 내가 돈을 내고 하면 놀이가 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순간들을 위해 돈을 내고 하는 일이 많아져야 한다. 놀이, 취미, 봉사, 자선 등등 돈을 받고 하는, 일이 아닌 놀이로 만드는 노력도 또 다른 기다림이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사용할 방법을 생각하거나 친숙한 얼굴에서 이전에 못보던 새로운 표정을 찾아내거나 정치적 도전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보거나 수십번 달린 대회에서 독특한 즐거움을 찾아보는 것들이다.
늙는 것과 늙은이가 되는 것은 다르다. 무채색의 일상의 삶에 대해 침울하고 신랄해질수록 늙은이가 되어가고 있다. 반면에 나이가 많아질수록 새옹지마의 우화에 나오는 노인처럼 늙되, 항상 새로운 삶이 솟아나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두고 보며 기다리며 받아들이면 젊은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종종 바쁜 일상의 숲을 멈추지 않고 그냥 빠르게 앞만 보고 달려가며 주위의 풍경을 완전히 무시하며 아무 생각없이 대충 지나쳐 버리게 된다. 그 결과 달리기가 놀이가 아니라 지겹고 힘든 일이 되면서 권태감를 느끼게 된다.
삶에서 권태감을 느끼게 되면 일상의 리듬이 헝클어지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도 위험해진다. 그럴 때는 항상 주변에 전에 못보던 새로운 어떤 것이 없는지 살펴보는 작은 노력으로도 권태감을 벗어나 조금더 의식적이고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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