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갓길로 가는 차량들이 얄미워 차선을 조금 주행차선을 조금 벗어나 갓길 통행 차량을 막고 있는데 뒤따라 오던 차량이 주행선의 여백을 이용해 자신을 추월해가서 열받았다는 분이 있다.
눈오고 추운 한강변에서 벌어진 어느 마라톤 대회에서 반소매와 짧은 팬티만 입고 추워서 벌벌 떨며 걷고 있는 주자를 만나 내가 입고 있던 방풍복을 벗어주고 힘내서 끝까지 완주하라고 격려해준 적이 있다.
완주하든 차량을 타든 대회장에 도착하면 대회본부에 맡기거나 나에게 보내달라고 이름을 밝혔는데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값싼 동정심으로 괜히 비싼 옷만 잃어버렸다는 집사람의 주의에 섭섭한 마음이 더 심해지기도 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모든 것이 부족한 때였고, 없는 것이 정상처럼 보이던 시절이었다. 그 때는 좋은 것은 좋아서 나누고 나쁜 것은 나쁘니까 조금씩 나눠가지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고 그런 마음이 품앗이라는 풍습으로 널리 공유되었다.
좋은 것은 나눌수록 더 커지고, 나쁜 것은 나눌수록 더 적어져 삶의 괴로움이 줄어들고 행복해지기도 그만큼 쉬웠던 시절이었다. 내가 먼저 꿈꾸고, 믿어주고, 사랑하고, 나눔으로써 모두 함께 공동체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내 삶을 살지만, 그것이 나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내가 내 몫을 다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 동네 전체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삶에서 배우게 되던 시절이었다.
나를 개인적인 존재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속의 하나 혹은 공동체의 대표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고, 공동체가 제 기능을 제대로 하도록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알았다.
나의 생각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고 내가 받아들이지만, 결실이나 명예는 우리가 얻는 것을 당연하게 여김으로써 서로에게 믿음이 생기고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었다. 나의 꿈이 우리의 꿈을 부르고, 나의 믿음이 우리의 믿음으로 이어졌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진정한 성공은 내가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없는지 나의 뒤를 돌아볼 때 찾아온다.'라던 문화가 '그들이 나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내게 뭘 줄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 이것은 잘못되었다. 성공하기 전에 먼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공한다고 해서 모두가 다 훌륭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고 누군가 희망을 가지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때 비로소 훌륭한 사람이 된다. 완주를 위해 나선 마라톤 주로에서 누군가를 도우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는 것보다 더 당당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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