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10-2]10분. 정토를 장엄하라: 부처님의 전생담
석가모니께서 마하가섭 존자에게 무엇인가 말 이외에 문자를 떠난 법을 전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게송은 "법본법무법(법이라고 하는 본래 법은 없는 법이니) 무법법역법 이라(없는 법도 또한 법이니라) 금부무법시(내가 이 없는 법을 전하는 이 때에) 법법하승법이다.(법이라고 하는 법이 어찌한 법인가?) 법이라고 할 것이 없는 법을 너희에게 전하노니 받은 바 없이 잘 받아 전하여라." 법이라고 하는 본래 법은 없는 법이다. 금강경에서는 '무유정법'이라 하고, 반야심경에서는 제법이 다 '공'하다고 한다.
설산에서 밤낮으로 정진하던 선혜 수행자가 어느 날 대단히 신기한 꿈을 꾸었는데, 머리는 큰 설산을 베고 누웠고 몸은 바다에 담근 채로 있는데 가슴 속으로 물고기 떼가 앞다투어 품 안으로 안겨들고, 한 손에는 태양이, 다른 손에는 달이 잡히는 꿈이었다. 도저히 해몽이 안되었던 선혜행자는 그때 계셨던 연등부처님에게 해몽을 듣기 위해 부처님을 뵈러 세상에 나가 비가 온 뒤라 길에 물웅덩이들이 많아 자신의 온 몸을 던져 부처님께서 편안히 밟고 지나가시게 했다. 그의 지극한 신심과 법을 구하는 간절함을 읽으시고, 그 자리에서 "그대는 많은 세월이 지난 후 반드시 부처가 되리니, 이름을 석가모니라 하리라."라고 수기를 내린다.
이어서 꿈의 해몽도 해주셨다. 산을 머리로 베고 누웠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를 꿈이고, 몸을 바다에 담구었다는 것은 그 높은 지위를 버리고 중생들이 살고있는 고해의 바다에 몸을 나투리라는 의미요, 물고기가 가슴 속으로 찾아드는 것은 뭇 중생들이 살기 위해 보살의 품으로 숨어드는 것이고, 한 손의 태양은 도를 이뤄 부처됨을 말하고, 한 손의 달은 중생들에게 은은한 감로의 법을 내린다는 뜻이다.
예전에 인도에서는 스승을 찾아갈 때는 항상 꽃을 공양하는 것이 예를 다하는 것이었다. 마침 '구리선녀'라는 처녀가 꽃을 팔다가 꽃을 다 팔고 7송이를 자기가 연등불에게 시주하려고 남겨두었는데, 선혜행자가 하고 팔라고 하니까 자기와 결혼해 주면 팔겠다고 했다. 자기는 산 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수행자이기 때문에 현생에서는 안되고, 다음 생에는 혼인해 줄 수 있다고 하였고, 거기에 구리선녀가 응락하여 꽃을 5송이는 팔고 자기 몫의 2송이까지 함께 올려달라고 했다. 선혜행자는 다음 생에 결혼을 하더라도 출가의 길을 간다면 막지 말아달라고 하였고, 구리선녀도 그러마고 약속을 하였다.
약속하면 지켜진다. 그러니까 다음 생이라고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약속하면 안된다. 불교식 결혼의례에서 행해지는 '칠경연화'라고 하여 남자는 5송이, 여자는 2송이를 준비하였다가 주례스님에게 드리면 주례가 부처님께 올리고 결혼식을 시작하는데, 부처님에게 결혼을 서약하는 이 의식의 유래가 여기서 시작되었고, 단순한 남여간의 만남이 아니라 불법을 지키는 도반으로서의 출발을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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