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10-10]10분. 정토를 장엄하라: 부처님 사상, 일체가 마음에서 일어난다.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아무런 분별심이 없는 마음으로 한다는 뜻이다. 태양, 공기, 물이 누구의 것도 아니다. 필요에 의해 누가 써도 좋은 것이다. 이런 이치를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배우자가 나하고 있을 때는 항상 얼굴을 찌푸리고 살더니 친구들을 만나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않고, 생기가 펄펄 난다. 이것은 좋은 일이고 그 친구는 좋은 약과 같다. ‘당신이 잘 되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이다’하고 그 시점에서 나에게 편리한 길을 선택하면 된다. 일체중생이 모두 다 나의 구제대상이니 남이 잘되는 것은 나에게도 좋은 일이다. 상대에게 의지심이 강할수록 그렇지 못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수업료를 낼 날이 다가왔는데, 어머님께서 미처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냥 아무 말하지 않고 학교에 간다. 선생님에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어떻게든 준비되는 대로 즉시 내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돈을 마련할 길이 당장은 없는데, 방안에 자리펴고 누워서 시위를 한다고 없던 돈이 천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몇 주만 더 기다리면 어머님께서 준비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는 내 할 일인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살면 돈이 없어도 기죽지 않고 내 삶을 내가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누구하고 원수질 일이 없어진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본래 누구의 것도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에서나 사람을 미워할 일은 없다. 미워하는 것은 다만, 내가 어떤 상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일 뿐이다. 그 상을 벗어버리면 미움 또한 사라진다. 배우자가 친구나 취미생활만 좋아한다고 내가 괴로워 할 일이 없다. 친구 만나고 취미생활 한다고 신이 났는데 내가 왜 미워하고 괴로워해야 하는가? 내가 왜 다른 사람에게 목을 매달아 나의 행복을 다 뺏기고 괴롭게 살아가야 하는가? 그럴 이유가 없다.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내가 그런 일로 괴로움을 받을 일이 저절로 없어진다.
내 삶의 행위의 주체는 나인데 엉뚱한 곳에 목을 매달면 내 인생의 주인 자리를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게 주고 살아가는 꼴이다. 그렇게 종속적인 삶을 살아서는 나의 선택의 여지가 점점더 좁아지면서 제대로 된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느낄 수 없으며, 원하지 않는 인생을 어쩔 수 없이 살아가게 된다. 왜 내 인생의 주인 자리를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 넘겨주고 사는가? 왜 내가 세상에 굴림을 당하는가? 법이 공한 줄을 깨쳐야 진정으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어떤 결과를 손에 쥐어야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니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매일, 매 순간의 과정이 행복인 것이므로 그 어떤 결과에도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면 수 많은 파도가 일어났다 없어지지만, 크게 보면 여전히 바다일 뿐 생겨났다 없어지는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마음만 깨끗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안과 밖이 모두 다 마음의 영향권이다. 의지심을 버리야 해방이다. 갖가지 죄악 속에서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안팎을 동시에 보아야한다, 일체가 유심조라는 말도 바로 안팎을 둘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소크라테스의 배부른 돼지처럼, 아침에 도를 이루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물질적인 가치가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사는 것을 불교에서는 인생의 행복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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