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10-9]10분. 정토를 장엄하라: 부처님 사상, 마음이 깨끗하면 괴로움이 없다.
보살이 국토를 장엄한다는 말을 금은보화로 아름답게 치장한다는 세속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물질적인 관념의 상에 사로잡힌 것이다. 장엄의 진정한 의미는 물질적인 상이 아니라 중생들로 하여금 편견과 업장을 버리고 번뇌를 소멸하여 스스로 주인의 자리를 되찾도록 할 따름이다. 저마다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이 옳다고 억지 주장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하고 또 그로 인해 번뇌를 일을키고 고통을 받게 된다.
어리석은 마음을 내면 갖가지 괴로움이 생기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바로 괴로움도 생기지 않는 법이다. 세상만사가 모두 마음이 짓는 바대로 되기 때문에 지옥도 사실은 세상에 없다. 육도윤회의 세계는 중생의 업으로 이루어지고, 그런 업장은 내가 지은 업이 받는 것이다. 업을 받는 주체가 나의 본심이 아니라 나의 업장이다. 마음이 청정해지면 갖가지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서울이 천국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보살이 정토를 장엄한다 라고 말할 때 그것은 바깥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깨닫고 나서 보면 보살행이나 자비행을 베푼다는 것 자체도 어떤 모양에 집착한 것에 불과하다. 나 자신의 망념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어리석은 한 생각을 일으키면 중생이지만, 어리석은 생각이 사라지면 중생 또한 사라진다. 그러니 보살은 장엄할 바가 없는 줄을 알고 이 세상을 장엄한다. 각자 쓰고 있는 색안경을 벗어던지고, 있는 바 그대로 실상을 바라보면 그것이 바로 불국토이고,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의미도 그런 이치다.
물질적으로 그럴싸한 치장이 장엄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게 하고, 마음의 업을 녹아내리게 하는 데 진정한 장엄의 뜻이 있다. 마음의 공부없이 물질적인 풍요로움만 넘친다면 행복한 삶의 보장이 아니라 삭막함과 퇴폐와 향락만이 있을 뿐이다. 대다수의 행복한 삶의 보장에 일정수준의 물질적인 조건이 보장되어야 마음의 공부를 할 만한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는 부처님 말씀을 믿지 못하고 '내 근기로는 도저히 안돼'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나 자신의 길들여진 관념을 부처님 말씀보다 우선시하는 고집이며, 부처님이나 스승에 대한 불신의 표현일 따름이다.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 아니라 장엄한다고 이름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일체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생각을 내되, 만일 내가 중생을 구제했다 하면 이미 보살이 아니라는 의미다. 즉 구제의 주체와 구제의 대상을 둘로 분별하듯 나누고 다시 무엇을 꾸민다는 생각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말이다. 즉 보살은 장엄한다는 생각이 한 점도 없이 그저 나 자신의 수행을 하고 있을 뿐이다.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한다는 말은 보살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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