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10-12]10분. 정토를 장엄하라: 스스로 수행의 주체로 나서자
한 마음을 깨치면 그가 남자든 여자든, 스님이든 일반 신자든 관계없이 부처이며, 세속적인 유,무식이 구별되지 않는다. 법이란 산 속에만 있거나 절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방대한 양의 경전들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현실 속에, 매일 부딪치며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길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세속적 학식이나 재물이 많고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더라도 마음 깊숙히 감추고 있는 한 점 열등감조차 없는 사람은 없다. 내 본연의 기둥은 찾지 않고 세속적인 신기루 같은 기둥에 매달리고 의지하려는 마음에서 오는 갈등과 공허감 때문이다.
도교는 도피하여 산으로 들어가는 종교이지만, 불교는 더 깊이 나 자신의 마을 속으로 들어가되 물들지 말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단꿈에 취해 있거나 단맛에 빠져 있어서 끊임없이 재앙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인생의 참 보람이나 깨달음의 봇물은 구경하지 못하게 된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일하고, 쉬고,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고, 나의 위치에서 나의 능력대로 내 직분에 충실하게 자연스럽게 살아가되 그 어떤 사상이나, 이념이나, 개념에도 마음이 머물지 않는다면 평안한 성인이 된 것이다.
외견상 화려해 보이는 대중의 인기나 권력과 명예에 연연하는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 혹은 유명인사들의 의존하는 마음도 마약 중독자들처럼 스스로를 인생의 주체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심각한 병이 되어 마음으로부터의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어렵게 된다. 사소한 시비와 갈등에 쫓기는 삶에서 벗어나 우주의 실상과 세계의 현실을 직시하는 큰 삶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다. 자격이 문제되지 않고 늦었다는 때도 없다. 지금 현재가 가장 빠른 시점이다.
나는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크지 않아서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멀리까지 다니지 않으며, 멋있는 것을 사기 위해 일부러 멀리 가는 등의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먹는 음식, 입을 옷, 이웃과의 시시비비에 별로 마음과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나와 가족들의 진정한 행복을 생각한다. 크다 작다, 있다 없다 등 우리가 살면서 자주 쓰는 말들 중에는 하나 같이 상대적인 표현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고정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재산이 많다거나 집이 크다는 등의 아날로그적 생각은 모두 어떤 실체가 있어서 크다, 많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렇게 이름붙이고 말해야 서로 통하기 때문이다. 즉 상대적 표현들은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내가 깨쳤다는 말도 내가 스스로 어떤 실체적 한계에 도달한 것을 느낀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자기들의 기준에 비해 조금 더 깨쳤다는 단순한 의미일 뿐이다. 그러니 자만하거나 자랑꺼리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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