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오는 5월 4일 여의도 공원에서 개최될 소아암환우돕기 제11회 서울시민마라톤대회 조직위원 월례모임이 있었다. 대회 기념품과 이벤트 등 다양한 주제들이 지난 해 6월부터 매월 세 번째 목요일 저녁의 조직위원 모임에서 하나씩 결정되었다.
대회를 개최해 오면서 해가 갈수록 느껴지는 것이 조직의 힘이다. 사람들은 어떤 힘있는 조직에 속해 있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쓸모 있는 사람으로 느끼고 삶의 활력이 샘솟게 되어 지금 지고 있는 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꺼이 지고 갈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만 떨어져 있으면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 '가방끈'이라는 말도 있다. 학력을 지칭하는 은어다. 사람과 세상을 잇는 끈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 아무 것도 아닌 끈이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학력처럼 보이는 끈도 있지만, 실력이나 사랑, 그리고 인간관계처럼 보이지 않는 끈도 있다. 다양한 끈으로 사람과 사람, 몸고 마음, 정신과 영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가는 방향을 알고 힘도 얻게 되면서 사회적 위치를 결정하기도 한다.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묶여서 만드는 인간관계의 틀 속에서 자존감이 강해지며, 내가 왜 지금 이 짐을 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면서 짊어진 무게에 억눌리지 않고 맡은 역할을 거뜬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비록 내가 쓸모없는 존재임을 느낄지라도 나보다 원대한 그 무엇과의 관계에서 일부러 벗어날 필요는 없다. 내가 얻고자 하는 그 끈의 의미와 목적을 잘 잡고 가면 항상 힘이 솟아나고 방향도 잃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 단지 모를고 있을 뿐, 위대한 무언가와 연결된 끈은 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못이룰 것이 없다. 단지 필요한 것은 위대한 무언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뿐이다. 믿음이 없으면 꿈도, 용기도, 힘도 존재할 수 없다.
혼자가 아니라 소아암 대회 조직위원들처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함께 있음을 깨닫기 때문에 더 당당히 세상 앞에서 지치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다. 함께 하기에 지금 이곳에서 나와의 끈으로 연결된 모든 사람들에게 더 많은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다.
사람들의 관계는 참 복잡하다. 단순하게 사는 동물과 반대로 복잡하게 연결된 가운데, 어떤 때는 나를 흔들어대는 그 끈을 놓거나 잘라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인생살이 바람 잘 때가 없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간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이 세상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만나 맺게 된 인연의 끈은 나로부터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되는 끈끈한 힘을 느낀다. 든든한 마음도 있고 나도 누군가의 끈이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살짝 무거워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