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3-5]제13분. 법에 맞게 받아지녀라: 특징으로 부처를 볼 수 없다.
남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악이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삶을 살고,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하고, 주지 않는 남의 것을 가지려고 욕심을 내지 않으며, 청정하게 살고, 진실을 말하고, 맑은 정신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계를 지키는 삶이다. 이렇게 사는 이유가 바로 생명을 죽이거나 도둑질 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술먹고 방탕하지 않는 대신에,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고,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도와주고 아픈 사람에게 나을 수 있는 약을 구해주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배울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다. 즉 계를 지킨다는 것이 바로 복을 짓고 닦는 과정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최상의 깨달음을 얻고 자유로운 세계에 가려면,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아픔을 구제하는 보살행을 베풀면서도 내가 구제했다는 생각이나 어떤 보상을 바라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하고, 진리의 세계는 '무유정법(어떤 정해진 법이 없는 법)'임을 깨달아 어떤 경계에도 끄달려서 마음을 내거나 얻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도달할 수 있다.
외모와 재물의 차이, 학벌과 능력의 차이를 두고 시비하며 '업장 탓'으로 돌리거나, 나의 무능과 가진 것 없음을 한탄하고, 때로는 독한 마음을 품고 자신의 열등감을 갖는 부분을 합리화하려는 일체의 삶의 행위들이 똑바로 바라보면 모두 하나의 덧없는 꿈에 불과하다. 꿈 속에 있는 동안은 내가 꿈을 꾸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일단 꿈에서 깨어나야 온갖 형상에 이끌려 망상의 집을 짓고 괴로움의 거미줄로 스스로를 옥죄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중생과 부처를 나누고, 이생과 다음 생을 나누고 남자와 여자를, 박복과 복덕을 구분하고 나누게 되는 이 모든 것이 차별하는 상에 길들여진 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상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얼굴상의 특징인 상에 매달려 부처를 찾으려 하니 찾으면 찾을 수록 부처님은 멀어지는 것이다. 마음따라 달라진다고 하니 마음을 바꾸니 세상이 턱 바뀐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 일어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가치가 있다 없다 하는 것도 우리 마음이 짓는 바이다.
눈에 보이는 존재나 형상 자체는 본래 공하며 때로 가치가 있기도 하고 가치가 없기도 한다. 그러니 이렇게 법의 이치를 깨닫는 것을 여래를 본다하는 것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어떤 형상으로, 귀에 들리는 소리로 부처를 본다하면 얼토당토 않는 소리이다. 여래에게는 32상이 있다하면 맞지만, 32상을 보는 것이 여래를 보는 것이냐? 하면 아니다. 그러니 특징으로 부처를 볼 수 있다 하면 틀린 것이다. 물론 특징이 없는 것이 부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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