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4-5]제14분. 상을 떠나 고요함에 이르라: 실체 없이 다만 이름 뿐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멈추게 하면 세상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음을 알게 된다. 혼탁한 물을 가라앉히듯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이전에 내가 보지 못했던 모든 것의 진실이 명백하게 나타나게 되어있다. 참선할 때 망상으로 빠지는 것을 거두어들여 화두에 몰두하고, 염불에 집중하고, 독경에 집중하게 하여 마음을 자유롭게 조정하게 되고 나중에 마음이 저절로 정지하게 된다.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도인의 심성으로 돌아가려면 마음을 즉시 중지하던지, 수련해서 중지하던지 하여 간에 먼저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믿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면 고요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부처님은 이미 그 고요에 들어간 사람이라 고요한 심성으로 만물을 보면 모든 것의 진실이 보인다는 것을 안 분이다. 엉뚱한 신들의 세계를 소개하는 공상과학의 세계가 아니라 다만 마음을 중지했을 때 보여지는 세계를 말했을 뿐이다.
도를 알려면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하는데, 첫째가 믿음, 둘째는 용맹심, 셋째는 탐구심이다. 알려는 마음이 없으면 답도 없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믿는 마음이 청정하면 그 사람은 정말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희안한 세계를 알게 된다는 말이다. 믿음이 순수하고 잡되지 않아서 깨끗하면 아주 휘귀한 곳을 보게 된다는 말이다.
금강경을 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마음을 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문자들을 해석을 하느라 정신만 없을 것이다. 어떻게 기차를 탄 사람이 사물의 진실을 이해할 수 있겠나? 나를 버리고 너를 버리고 중생을 버리고 부처님의 마음으로 봐야 제대로 보이게 된다. 금강경을 이해하는 사람은 이런 사상이 본래 있는 것이라면 누구나 없애기 어려우나, 본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한 순간에 없앨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 어떤 사람이 무상(無相), 무정(無定), 무위(無爲)를 설명하는 이 금강경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겁내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 깨달아 또 사람들을 일깨우게 될 것이다. '혹시 이 금강경이 설하는 대로 살면 사이비가 되는 것이 아니야?'하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혼탁한 세상에 마음이 움직여 진실을 보지 못하니까 말이다.
부처님께서 지금 4상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실천해야할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여섯 가지 수행법인 6바라밀까지도 그 실체는 없고 다만 이름뿐이라고 설명하신다. 보시바라밀이라는 것도 한낱 이름일 뿐 그 실체는 없다는 말이다. 보시라고 하지만 보시한 것이 어디 흔적이 있나? 이미 주어버려 내 것이 아닌데 생각해 봐야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다만 주었다는 명칭만 있을 뿐 그런 것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주고도 준 것에 집착하면 바보다. 바보가 되기 싫으면 주어도 주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것은 그럼 안주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안된다. 반드시 주되, 주고도 주었다는 생각을 없애라. 주어도 준 것은 없다. 준 것에 집착하면 그 순간부터 준 것 때문에 괴로워지니까 주는 순간 이미 내 것이 아니니까, 줄 때 주었다는 집착도 함께 주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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