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한 때 유행했었다.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말은 바둑에서 한 부분에 바둑돌이 많이 놓여 말이 커지면 여기저기 돌파하고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변의 사소한 변화에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우리도 산업발전기에는 주로 경제계에서 대기업의 힘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애용되었으나 IMF를 거치며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파급효과를 고려해서 막대한 돈을 썯아부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파괴되었다.
경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라서 경기가 과열되거나 침체되는가에 따라 피같은 내 돈이 늘어나기도 하고 허공에 사라지기도 한다. 병이 가볍거나 한 두 곳에 생기면 스스로 조정을 거쳐 회복이 가능하지만, 여러 군데가 아프게 되면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나라 경제도 이 정도 되면 이제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도 마땅치 않다. 국제구제금융 때 쏟아부었던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아직도 회수하지 못한 기업도 있다. 정부의 세금 사용에 대한 국민의 감시가 강해지는 이유다.
세상은 적응하는 개체만이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 듯, 사람이나 기업체까지도 '경쟁력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살벌한 가치관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요즘의 디지털 사회에서는 '빠른 놈만이 살아남는다'는 속도에 대한 전제가 하나 더 붙었다.
2011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50%가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후발 주자에 자리를 내주었는데, 그 전의 30년 동안 70%가 물갈이 된 것과 비교하면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변화하면 청년을 떠올린다. 청년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으로 젊음과 늙음은 나이와 육체가 아나라 열정과 희망, 호기심과 도전에 의해 구분될 수 있는 가치다. 사람이나 기업도 생각 정체되지 않고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무한 경쟁의 세상에서 인생 실패와 기업 몰락의 원인이 무리한 역량강화와 자만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도취된 결과라는 것이다. 너무 일찍 명성을 얻거나 성공하는 것이 경쟁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고 명성을 좇는다. 하지만 나이가 얼마든지 간에 명성이나 성공은 영원히 나를 골리앗 같은 큰 인물로 살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안일함에 빠져 혁신과 변화에 등한해서는 안된다.
한번 만들어진 명성이나 성공이 오히려 나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더 많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거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아 세상과 나를 소외시키고 내 삶을 침해해서 성취를 위해 노력하던 성공하기 전의 나를 쉽게 잃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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