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헬스데이터 2012’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33.5명으로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회원국 평균치(12.8명)보다 2.6배나 높은 것이다. 자살자들은 모두 유서를 남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서를 남기는 경우는 12-20%에 불과하다. 사회의 관심과 배려, 그리고 지식이 있어야 예방할 수 잇다는 말이다.
질병관리본부의 2008년도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 심층조사에 따르면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 및 자살사망 환자의 약 44%가 음주상태였다.자살자 중 40%가 알코올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술이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지만, 술을 얼마나 마셔야 위험한지에 대한 자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2005~2006년 미국의 자살자 1만 925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살자의 33.2%가 알콜양성 반응을 나타냈고, 25%가 0.08 이상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보였다. 이 정도 음주량은 한국에서 음주운전 면허정지 100일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알코올중독 상태에서 자살한 비율은 20~49세 연령대에서 28%로 가장 높았고, 남녀별로는 남자 자살자의 25%, 여자의 18%가 음주 뒤 자살했다. 술을 마시면 행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희망이 없거나 우울한 느낌이 증가되기 쉬운 반면에, 알코올에 의해 판단력은 흐려지고 충동적인 행동을 더 많이 일으기게 되기 때문이다. 자살 예방에 알코올 남용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인종과 관계없이 더 젊을수록 더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며, 충동적인 자살일수록 알코올의 도움을 받게 된다. 자살을 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지 아니면 술을 마시면 자살 생각을 더 하게 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모든 자살에 공통된 동기는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절망과 압도적인 정신적 고통이 그것이다. 자살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충동적 행위이거나 외부를 향한 도와달라는 비명을 지르는 행위는 드물다는 말이다. 또한 도움을 이끌어내거나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품은 ‘사회적 요인’에 의한 자살시도는 실제 죽겠다는 의도가 단호하지 않았으며 구조 가능성도 더 높은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반해, 절망이나 견딜 수 없는 고통 같은 ‘내적 요인’으로 인한 자살시도는 실제 죽겠다는 의도가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울증이 생긴 뒤 실제로 병원을 찾기까지는 평균 3.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기간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는 62.9%나 된다. 우울증은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는’ 착한 사고방식 뿐 아니라 호르몬 이상, 갑상샘 등의 다른 질환의 영향, 영양 상태, 호르몬 분비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내가 느끼는 우울이 기분 탓인지, 아니면 병이 발생한 것인지 알아야 하는데,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수면, 식사량 등 생활 패턴이 달라진 상태가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월별 자살비율을 비교해 보면 3월에서 5월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는 보통 겨울철, 일조량이 줄면서 활동량과 에너지 소모량을 줄인다. 이 때 슬픔, 과수면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가장 춥고 해가 짧을 때 정점에 다다랐던 우울증은 봄이 되면 절정을 넘어서 자살로 이어진다. 봄의 화창한 날씨가 자신의 기분과 대조적이어서 더욱 낙담하게 되는 이유다. 심각한 우울상태가 개선되기 시작한 지 몇개월 내에 많은 사람이 자살한다.자살 충동을 실행에 옮길 에너지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자살자 중 80%는 자살 시도 전력이 있다. 우울증은 방치하기 쉽지만, 그 위험성은 크다는 말이다.
가족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이 보이면 주관적일 수 있는 생각들을 이야기하게 만들고 잘 들어 주기, 말과 행동에 대한 비난이나 충고 않기, 병원에 잘 가고 치료를 받도록 지원, 말과 행동이 갑자기 변할 때 주치의에게 통보하기 등의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병적 우울증은 주변 사람의 도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오랜 기간 심리적 고통을 겪거나 우울해할 수는 있지만 실제 자살 위기를 겪는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일 수 있다. 다만 위기는 반복될 수도 있다. 제 때에 감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그래서 특히 중요하다.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 치료를 받을 때에도 주변에서 돕는다면 빠른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자살자 10명 중 8명은 자신들의 의도에 대해 사전에 뚜렷한 단서를 남긴다고 한다. 이는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 소리와도 같아서 자신의 마음을 시사하는 글이나 말을 여러 차례 남긴다. 자기가 지금 어떤 기분으로 살고 있는지를 누군가에게 먼저 알리지 않고 자살하는 사람은 드물다. 실행에 앞서 남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주위에서 위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경우의 대책은? 당사자에게 “요즘 자살을 생각하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 중 많은 수는 이미 자살을 고려해 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키거나 겁먹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자신들의 상태를 이야기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자살에 대해 직접 질문하면 자신들의 심정과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주는 셈이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한 사람은 자살 이외의 대안을 발견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일부 사람들은 자살 방법에 대해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다. 자살 방법보다는 자살을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자살 위험이 있는 당사자와 자살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우리 국민의 음주율이 높고 폭음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40대 이후 중년에도 음주율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것이 자살의 위험을 높이는 상승작용을 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은 우리 뇌의 충동을 참는 능력을 떨어뜨려 다양한 병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쉽고, 때로는 음주가 자살시도자의 자살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 음주가 자살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청소년 등의 알코올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전반적인 생활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정책과 대책이 필요하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보통 2달 전부터 의욕이 없고, 불안, 집중력 부재, 수면 부족 등 정신과적 질환을 겪기 때문에 이때 치료하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 미국 응급의학회는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혼자 두지 마라. 주변에 총, 칼, 약처럼 자살에 사용될 수 있는 물건들이 방치돼 있을 땐 더욱 위험하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라. 911(한국은 국번 없이 119)이나, 지역응급센터, 의사, 경찰,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한다 △도움을 요청하고 기다리는 동안에는 차분하게 대화를 하라. 시선을 마주하고 손을 잡고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살방법 등 자살계획을 면밀하게 세워뒀는지 대화를 통해 알아둬라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라 △자살을 시도했을 땐, 즉시 앰뷸런스를 부르고 응급처치를 시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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