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4-11]제14분. 상을 떠나 고요함에 이르라: 원하는 것이 모두 성취되는 보살의 길
마음이 어떤 상에 머문 채로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 이미 남을 위한 좋은 일은 아니다. 그저 나의 마음을 위안하고 좋은 일을 통해 이름을 내보고자 하는 재해지역에 앞다퉈 나타나 시진찍고 사라지는 세속화된 정치인들의 값싼 행동에 불과하다. 이런 집착의 고리를 매달고 하는 행동은 그 집착이 강한 만큼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기 쉽고 자칫 개인적인 삶에 안주하는 범부의 삶보다 못한 결과를 자초할 수도 있다. 사람을 살리겠다고 나섰다가 더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에서 일체의 존재나 모습에 대한 집착을 거두어내는 것이 바로 보살행을 단련하는 시작이 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하는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서의 기부활동을 나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집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돕는다는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좋은 일 하지 않아도 마음에 어떤 상도 생기지 않으면 그런 수행이 쌓이면 저절로 하는 일마다 좋은 일이 되는 법이다.
정치인들이나 악덕 기업인들처럼 마음에 욕심이라는 상이 가득한 채로 그저 눈에 잘 드러나는 좋은 일만 찾아 행동한다면 그 수고가 아무리 크다해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꿈이 큰 사람일수록 보살의 마음을 수련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집착하거나 신혼부부나 연인의 한 쪽이 다른 쪽에게 너무 집착하면, 처음에는 관심과 애정의 표현으로 느껴지지만 어느 새 불안과 원망으로 진행되어 조만간 대화가 단절되고 짜증이 증가되어 처음의 사랑이 미움으로 전도된다.
금강경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과정을 살아가는 삶의 매 순간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판과 지도와 같다. 그러므로 소중하게 받들어 모셔야 한다. 신주단지 모시듯 금박을 입혀 금고 속에 고히 모셔두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항상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읽고 생각하고 바르게 따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물에 빠진 사람을 줄을 던져 끌어내듯이 캄캄한 밤에 밝은 횟불이 되어 삶의 길잡이를 해주는 분이 부처님이고 그 길이 불법이다.
불법을 앞세우는 것이 불교인들의 근본 도리이고, 그 길이야말로 이 혼탁한 세속의 급류에서 올바른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불법도 항상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진짜로 마음 속의 상을 버려야만 우리 시대의 불법의 진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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