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5-3]제15분. 경을 지님으로 해서 생기는 공덕: 복 짓기를 즐기는 사람이 보살이다.
대승의 마음은 처음 깨달음의 마음을 내거나 이미 생활에서 꾸준히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무주상보시를 하는 사람이거나 마음은 내 가족, 내 고향, 내 나라라는 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세상을 생각하고 보살행을 실천하는 한량없는 큰 마음을 내는 삶을 사는 것이다. 즉 복을 구하지 말고 복을 짓는 생각과 행동을 하고, 남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의롭게 하고, 남을 억압하고 죽이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하고 살리고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불자들이다. 복을 지으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다.
'나'라는 상을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 우선 버리는 훈련을 하면 그 마음이 이미 대승의 시작이다. 부처님 앞에서 당당하게 최상승의 마음을 내는 위대한 첫 출발이 되는 것이다. 마음이 좁은 사람은 '나'라는 분별과 망상에 생각이 집착하게 되어 큰 깨달음의 이치를 들어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금강경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지도 못하게 된다. 즉 금강경을 듣고도 제대로 공부할 마음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선 시간을 내어 금강경의 뜻을 헤아리고 공부하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인연이며, 부처님의 말씀 그대로 가피가 함께 하는 일이다. 불교는 안되는 일이 없는 믿음에 관한 것이다. 세상의 법에는 언제는 되는 일도 있고 안되는 일도 있게 마련이지만, 불교에는 그런 구별이 없다. 같은 이치로 살아가면서 '해야할 일'의 당위성과 '하고 싶은 일'의 욕망이 서로 둘이 아니라 하나로 합일되어 있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나의 생각, 너의 생각, 사람들의 생각, 세상의 생각을 미련없이 벗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주재하는 회의에서는 시작, 과정, 결론에 대해 절대로 내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란 형상에 집착하면 나를 만족시키는데 평생을 바쳐야 한다. 그래서 부적과 미신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효력을 발생하고, 그래서 인사철이 되면 점집이 붐비게 된다. 그런데 그것을 믿지 않으면 크게 끄달리지 않게 된다.
중요한 것은 천상의 복이 아니라 현생의 복, 지금 현재의 복이 중요하다. 또한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가 곧 현재가 된다. 그러므로 현재의 물질적인 복이나 지위에 연연하지 말자. 현재의 복이 영원하지 않고 그 또한 지나치게 집착하면 고통의 씨앗이 될 뿐이다. 무주상의 한량없는 공덕을 깨달은 사람은 나에게로 오는 것들을 나누어준다. 이것이 버리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저 내가 이름을 붙아는 정도 밖에는 이해되거나 기억되지 않는 세상에 남는 것은 현재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현재를 감사하고 즐기고 나누려는 삶의 마음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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