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차 농경사회에서 4차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미 한 때 우리의 삶을 규정했던 자연적인 리듬으롬부터 벗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의식적이고도 세심하게 새로운 리듬과 사이클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지금까지의 선진화 사회로의 변화 과정에서 우리는 바쁠수록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인 양 여기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거라 믿어왔다. 친구나 가족들에게는 별 소용도 없는 사람이 되어가면서, 지는 노을을 감상할 시간도 없이.
깊이 숨 한 번 들이쉴 시간도 없이 주어진 일을 숨 가쁘게 해치운다. 이것이 현 시대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전형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삶의 트랙에서 발을 떼고 어떤 것에도 간섭 받지 않고 어떤 정보도 끼어들지 않는 정지 지점을 설정해야 한다.
열이 들뜬 속도로 휴식도 없이 일하는 것은 분명 중독이다.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각성작용을 통해 그럴싸한 추진력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소위 '아드레날린 하이'로 주자들의 러닝 하이와 비슷하다.
오랫동안 아주 맹렬하게 일하다보면, 기어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인간은 본래적으로 외부의 요구가 많아지면 더 열심히 일하는 반면,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여주는 휴식이나 재충전 같은 요소들을 거부하게 된다.
과속에 열중한 나머지 엔진을 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나처럼 매일 달리는 사람이나 매일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나 모두 아예 멈출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일하지 않는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휴가 의식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거나 인터넷에 열중하다가 목뼈가 고유의 C자형 커브를 잃고 대나무처럼 뻣뻣하게 일 자 모양으로 변하는 거북목 장애도 똑같다. 플러그를 뽑고 식물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배워야 한다.
그렇게 쉬는 것이나 말로 사실상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 삶이 갈수록 스스로를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순간에도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하게 몰입하지 못하고, 다름 일을 위해 서둘러 끝내려고만 하는 조금증을 느끼게 된다. 일상이라는 삶의 표면 위를 그냥 스쳐 지나갈 뿐, 모든 삶, 즉 에너지 소비 형태를 단선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마약이나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회복'이라 부르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일중독도 강박적으로 스스로에게 지나친 요구를 함으로써 나타나며, 몰입과 이완을 규칙적으로 하거나 일 이외의 다른 삶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하찮게 여긴다.
대부분의 중독과 달리 일중독은 사회적으로 권장되거나 물질적인 보상이 따르기도 하지만, 그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술중독이나 이혼, 또는 스트레스 관련 질병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 많은 연구 결과 나타나고 있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업무 성과의 위축과 신체적 쇠약감은 에너지의 과도한 소비가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회복하지 않고 계속 소비하기 떄문이다. 과로사가 가장 흔한 예이며, 가장 직접적인 사인은 대부분 심장질환과 뇌출혈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금요일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