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4]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분별하는 마음을 없애자.
살아가면서 항상 '나'라는 존재가 '법'이라는 상을 짓게 된다. 이것이 행복이다 저것이 행복이다 하며 항상 상을 짓는다. 예전에 파랑새를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처마 끝에 파랑새가 앉아있더라 하는 것이 바로 행복과 자유는 밖으로 찾아서는 결코 얻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모두 내 마음이 짓는 것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돌이켜 살펴보면 바로 찾을 수가 있다.
'그래, 이게 깨달음이야!'하고 찾아다니면 곤 권력을 찾듯이 밖으로 구하는 마음이 된다. 그 생각을 돌이켜 중생을 도와주고 살펴주고 의지처 되는 마음을 내면, 어느덧 자유롭고 행복한 경지에 있게 된다는 말이다. 마음속 응어리는 없어지고 탁한 마음은 맑아지고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져 있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에 의해 갖가지 괴로움이 생기고, 안으로 돌이켜 살펴보면 모두가 마음이 짓는 바라서 그 마음이 본래 공한 줄을 알게 되면 장님이 눈을 떠듯이 천하가 그대로 밝아진다.
그런데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한 생각을 내면 이미 아상이 생기고 깨달음이라는 상이 생기고 너와 나, 나와 세계를 구분하고, 주관과 객관을 나누게 되니 이것은 진정한 깨달음의 세계가 아닌 것이 된다. 부처를 구하니 편안하지 않고, 나와 부처를 분변하다 보니 망상의 그물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나다’ 하는 생각을 놓아 버려야 너와 내가 사라져 버리고, 세계가 연기 되는 동체임을 알게 되는 법이지.
내가 곧 부처임을 깨닫는다면, 곧 모든 법이 청정한 것인 줄 안다면 본래 열반이란 깨달음도 들어가고 나올 것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경지가 된다. 즉 원주의 중심에서 보면 모든 원주가 똑같이 균형이 맞듯이 미인의 얼굴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나 대칭적 균형이 맞듯이 부처나 깨달음이란 인연의 과보라는 특정한 방법으로 노력했을 때 얻어지는 그런 것이 아니라 구하고 매달리는 나의 마음을 놓아버리고, 나란 생각이 사라질 때 진실을 있는 그대로 살펴볼 수 있을 때 내 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구하고 구함을 받은 존재가 있다는 분별이 작용하는 한, 그것은 그냥 하나의 꿈같은 망상일 뿐이다. 나와 부처가 따로 있다면 구제할 대상과 구제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말이고, 구할 것이 있는 한은 세상에 편안함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부처가 만약 나와 부처를 나누는 아상과 인상에 빠져 있다면, 그리고 나와 부처로 구분한다면 이것이 모두 분별일 뿐이므로, 일체의 분별을 떠난 진정한 보살의 경지에는 이를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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