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6-5]제 16분. 능히 업장을 깨끗이 하다: 금강경을 읽고 배우고 가르치자.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사회의 모임에 관여하여, 나름 열심히 참여하다 보면, 자기만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다른 구성원들은 그냥 빈둥되며 노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짜증이 나고 잔소리를 하게 되고, 서로 의견이 틀리면 싸우기도 한다. 그러다가 '에이, 나 없어도 잘 되나 보자며 나가버린다. 전생이나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에서 쌓아온 악업들이 거의 소멸되기 직전에 '나는 도저히 안되겠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수행을 중단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금방 무너질 줄 알았던 모임이 여전히 잘 유지되고 발전하고 있다. 이상하다? 내가 나오면 그냥 그 자리에서 허물어져야 하는데. 왜 그럴까? 자기 자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그 모임이 좋아 잘하려고 하다가 어느 날 자신만 열심히 모임에 충실하고 다른 사람들의 역할은 거의 없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다 되어가는 공부를 놓치지 않으려면 꾸준하게 전체적인 관점에서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스위치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한다고 불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에 힘을 주고 스위치를 누르거나 위로 밀어 올려야 하듯이 수행의 과정도 에너지를 집중해서 일정 수준까지 끌고 올라가야 고개를 넘어서게 된다.
만약 고비를 넘기기 못하고 문턱에서 포기하고 굴러떨어진다면, 다시 시작하기가 더더욱 어렵고 힘들게 된다. 원래 수행하는 것도 눈 앞에 다가온 재앙을 운동선수들의 승급시험처럼 한 걸음 발전하기 위한 디딤돌로 여겨 내가 과거생에 진 악업의 빚은 하루라도 빨리 갚아가는 일이 누구보다 나에게 중요하고 유익한 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어려움이 닥치면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니까 결국 빚을 갚기는 커녕 이자만 눈에 보이지 않게 늘어나는 꼴이 된다.
큰 돈을 잃어버리거나 몸이 아파도 금강경에서 이야기하는 수행의 가르침의 따라 죄업의 빚을 갚는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공이나 이득이 없더라도 부처님의 진리를 확신하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아플 것은 아파서 업장을 소멸하고, 손해볼 것은 깨끗이 손해봄으로써 업장을 소멸하는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면 일체의 업장이 소멸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발전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환경을 탓하거나 화를 내고 억울해 하면 그만큼 업장소멸은 멀어지고 갚아야할 이자만 쌓여간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처음으로 부처가 될 것을 수기하신 연등부처님을 만나기 전에 한량없는 시간에 걸쳐서 어마어마한 수의 모든 부처님을 모두 만나 진실한 마음으로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는 공양을 올리고 받들어 섬겼지만, 그렇게 부처님들을 오랜시간동안 찾아뵙고 공양으로 받들어 모시는 공덕보다 금강경을 지니고 다니면서 읽고 배우고 가르치는 공덕이 100배 혹은 1000배 그 이상으로 큰 공덕이라는 말이다. 금강경을 읽고 배우고 가르치자. 금강경 32분 중의 전편이 끝났다. 수고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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