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6]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정해진 법을 주고 받은 바가 없다.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나의 행복은 바로 내 손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정말 급한 일은 내 스스로 문제를 바로 알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인생살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불안감과 초조감 혹은 괴로움 때문이다. 그 결과 하루 하루 살아가는 과정에서 정작 나 자신의 선택권을 스스로 놓아버리고 세상 물결에 몸을 던져버리게 된다.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 어리석음, 즉 무명(無明)에 있다는 이유다. 무명에 가리면 나 자신의 고집에 빠져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 참회도 하고 절도 하는 수행을 하게 된다. 고집을 버리는 만큼 마음이 가벼워지고, 그만큼 안색이 밝아지게 된다. '나'라는 고집을 버릴 때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바로 마치 '나'라는 실체가 있어서 그 '나'라는 깨뜨릴 어떤 대상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정해진 법이 없음을 아는 그 자체가 바로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깨달음이라는 일정하게 정해진 법이 있고 그것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연등불이 부처님의 전생에 수기를 내릴 때 '미래에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으리라'거나 '미래에 성불을 하리라'고 수기를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즉 깨달음 자체를 얻은 바가 없으며, 얻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깨달음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사람이 부처이기 때문에 석가모니불도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음을 알 것이기 때문에 너는 반드시 내세에 부처가 되리라 하고 수기를 주었다는 것이다.
이 수기의 의미는 다른 말로 '너는 내세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므로 해서 결국 부처가 되리라'는 예언과 같은 의미다. '너는 오히려 다 버릴 것이며, 하나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네가 아무 것도 인정하지 않으므로 해서 스스로 편안해 질 것이다'라는 예언이다. 실제로 법이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니므로 연등불이 나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시되 '네가 부처가 되는 이유는 아무 법에도 유혹되지 않고 끌려가지 않으며 내세우지 않으므로 그 무엇에도 벗어난 자유로운 자가 되리라. 그가 바로 붓다이며, 이름을 석가모니라고 하리라'는 말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여래라 함은 곧 모든 법이 여여하다는 뜻이니라.
부처님은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 등 열 가지의 이름이 있다. 이 중에서 부처님은 자신을 여래라고 남말 하듯이 자주 불렀는데,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지 않고, '여래가'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내가...'라고 하면 '나'라는 상이 생기기 때문에 '여래'라고 남의 말 하듯이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여래라는 말 뜻이 '여여(如如)하다' '여여(如如)하게 오다' 라는 뜻이고, '여여(如如)'는 '...처럼'이라는 말이다. 즉 여래는 특별히 무엇을 의미함이 없이 '그냥...처럼 왔다'는 말이다.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