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5]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집착이 나를 귀머거리로 만든다.
절에 가면 대웅전 부처님과 스님에게 3배를 하라고 한다. 먼저 나를 버리고, 나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리고, 내 목을 부처님과 스님의 가르침에 맡기겠습니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행동이 바로 절이다. 이처럼 불자는 마음에 욕심이나 분별 같은 어떠한 상도 가지지 않고 겸손하게 최상의 깨달음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말씀하시는 것은 사실은 어떤 정해진 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부처님께서 구도심을 낸 것은 세상에 어떤 완벽한 어떤 깨달음이라는 경지가 있어서 그것을 얻으려 보리심을 낸 것이 아니란 말이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이미 그 자체로 완벽하다. 즉 내가 바로 부처라는 것이다. 만약에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누가 스님들을 지금처럼 대우하고 모시며 살아갈 것인가?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는가? 아무리 큰 스님도 사회에 나와서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거나 아니면 깊은 산속에서 따로 별도의 세계에서 살아야할 때가 올 것이다.
부처님은 이처럼 특별한 법을 세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이라는 것 자체를 하나도 세운 것이 없다. 특별한 법이 없음이 진실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형상이 있는 일정한 법은 곧 무너지기 때문이다. 세상살이 자체가 한갓 정해진 것이 없는 꿈이고, 그 꿈은 언젠가는 깨어나기 마련인 허망한 것인데, 무엇이 진실이겠나? 부처님은 세상에 그 무엇도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살아감과 죽음까지도 진실이 아닌 것을 깨달았는데 무엇을 법이라고 내세우겠나 말이다.
삶에서 완벽한 진실 자체를 찾지말라. 그냥 조용히 편안하게 살자. 특별한 무언가를 찾는 데서 불행이 시작된다. 기차를 타고 앞으로 지나가면서 바라보이는 창 밖의 현실은 현실이 아니다. 진정한 현실을 보고 싶으면 기치를 멈추고 내려야 비로소 바로 앞에 있는 그 자체를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제대로이고 원래 행복한 것인데 나에게 일어난 생각이 나를 괴롭혔을 뿐이다.
불교는 원래 내가 완벽한 부처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단지 부처의 심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이다. 밖에서 찾으려 움직이는 마음을 중지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조용한 상태로 내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멈춘 채 세상을 둘러보자.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살핀다면 사실 고집할 일이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고집에 사로잡히면 아무리 이치를 설명해도 잘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즉 망상과 집착이 나를 나로 모르게 벽창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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