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2]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삶이 그대로 인생이고 공부고 시험이다.
많이 배웠다거나 나이가 들었다거나 잘산다거나 지성인이라거나 권력자라거나 부자 혹은 가난하다는 등의 모습에 대한 상을 모두 버리고 금강경이 바른 법이라는 것도 버리고 안다거나 모른다는 것도 버리고, 내가 얻은 것이나 나를 버리면 상대도 버려지고 굳이 화내지 않는 수련을 하지 않더라도 화낼 일이 없어지고 마음이 그저 고요하기만 할 뿐 화가 나지 않는다. 서운 할 것이 없어지니까 서운 한 것이 없어지고 황소같이 한 곳에 집착하던 마음이 풀어지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마음이 자유자재로 나오게 된다. 부드럽게, 강하게, 느슨하게, 편안하게, 엄하게 등이 필요한 만큼 나오게 된다.
집짓는데 사용되는 모든 연장이 일정하지 않듯이 사람의 마음 씀도 일정하지 않아서 똑같이 써서는 효과가 없다. 금강경은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마음에 어떤 정해진 상이 없으면 무엇이든지 사용하게 된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이러면 되겠어?'하는 생각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진정으로 마음을 비운 사람은 무엇이든지 도구로 사용하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대신에 잘 사용해야 되겠지. 마음에 화나 분노, 미움이나 질투를 가지고 마음을 사용하면 사람을 다치게 만드는 이유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화를 내도 내부에 화가 안나면 사람을 다치게는 하지 않게 되는 이치지.
삶이 그대로 공부이고 인생이고 시험이다. 분노나 부드러움에도 강약이 있고, 마음 닦음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예 분노가 일지 않게 한다는 말이다. 마음을 사용하되 매 순간 깨어있음으로써 분노가 일어나면 그런 에너지를 더욱더 적절한 곳에 긍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분노의 에너지를 조절하면 분노의 습관이 사라지게 된다. 깨달은 사람도 시간이 오래 되면 몸으로 닦은 사람처럼 저절로 분노가 없어지게 될 수 있다. 항상 마음이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모든 사람을 바르게 대하고 진실을 말하고, 아픈 중생을 치료하여 아픔을 낫게하고 모든 중생을 보살피면 자유롭고 행복해진다. 그런데 내가 너를 도운다 하면 이미 '나'라는 상에 빠지고 도움을 받는 너는 '불쌍한 사람이다'는 상을 짓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마치 꿈 속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갖가지 괴로움에서 벗어나더라도 사실은 내가 그들에게 도와 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세상은 인간의 꿈으로 이루어졌고, 그런 꿈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한 것이 어찌 그리 대단한 것이며, 어떻게 무엇을 했다고 생각하고 말하겠나 말이다.
깨달아도 깨달았다 하지말고 무엇을 알아도 알았다 하지 말고 누구를 제도하거나 인도해도 했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는 말이 금강경의 핵심이다. 왜냐 하면 세상은 사람들의 꿈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꿈은 원래 허망한 것이다. 옛날에는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 겁나는 일이었지만, 빠르고 편안한 꿈의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 사고를 겁내고 있으며, 매연과 교통장애 같은 불편을 동시에 겪고 있다. 꿈 자체가 허망한 것이므로 꿈에서 나온 것은 모두 불안전한 이상이지 완전한 이상이 아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우리가 무엇을 해도 했다는 생각을 일으키지도 말고, 말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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