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11]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현재 하는 일에만 집중하자
우리는 멋진 가정을 꾸려가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 강조하시는 말씀은 실상은 멋지고 행복한 가정이니 인생을 만들었더라도 만들었다는 생각은 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가정 또한 엄밀히 보면 원래 존재하지 않는 허망한 세상을 꾸미는 것이라는 말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없다면 언젠가는 가정이라는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새끼들을 낳고 키우고 새들이 떠난 빈 둥지는 있어도 있는 것이 아니다. 존재 가치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가정이라는 가치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멋지고 행복한 것이라는 의미다.
허망한 것이라 하여 꾸미는 일조차 안하면 안된다. 불교는 현실 위에서 모든 하는 일은 다하는 종교다. 하지 말라가 아니고 해도 했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강도가 칼을 들고 죽이려고 덤비는데 싸워서 강도를 제압하여 내 생명을 지키는 것처럼 지금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의당 당연히 지금 현재 멋지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살아야 하는 것이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정상적이 행위이다.
꿈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하나도 자랑할 것이 못된다. 명칭이나 행위의 의미에 끌려가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해야할 일 다하면서 편안하게 살다가 죽으면 된다. 살아가되 살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무엇을 해도 무심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무리 멋지게 가정을 꾸민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모래성처럼 낡고 퇴색되어 무너지기 마련인데 그런 명칭이나 행위 자체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멋지다는 명칭도 사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끌려가게 되고, 그것이 멋지다는 이미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나를 내려 놓으면 내가 없는데, 멋진 것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눈에 보이고 생각에 떠오르는 이미지에 속지 말자.
내가 나이 60살이 넘어 인생이 슬프고 허망하고 무상하게 느껴진다면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본래 내가 없었고 지금도 없고 미래에도 없는데, 뭐가 슬프고 허망한가? 내 생각에 속고 있을 뿐이다. 이런 공부는 평상시에 해두어야 나중에 일이 생겨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된다. 평소에 깨닫고 있지 못하면 막상 어떤 일이 생기면 그 일에 휩쓸려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도 다잡아지지 않기 때문에 헤어나려 온 힘을 다해도 절대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늙음은 없다. 나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죽음도 없는데 늙음이 어디에 있겠나. 현재만 보고 살아가자. 사는 것이 뭐냐고 따지지도 말고 현재 하고 있는 일만 보자.
늙거나 젊거나 사는 날까지 살다가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 것이다. 자꾸 죽는 시간을 재고 허망하다고 생각 속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어차피 누구나 세상만사는 시간이 지나면 모두 먼지로 변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은 물거품과 같은 것이다. 내가 보는 세상이나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지식에 속지 말자. 다만 다만 명칭을 알 뿐 진실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귀한 보배를 손에 쥐어주어도 그것이 보물인줄 모르면 행복하지 않는 것이 인생살이다. 흔들리는 마음으로는 절대 진실을 보지 못한다. 생각을 중지하고 진실을 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깨달은 사람, 생각을 중지한 사람, 여행을 그친 사람만이 진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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