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7-14]제17분.궁극의 경지에는 아상이 없다: 모든 법이 다 불법이다.
여래가 얻은 최상의 깨달음이라하는 것은 그 가운데 실다움도 헛됨도 없다. 이건 법이고 이건 법이 아니고, 이것은 깨끗한 것이고 이것은 더러운 것이고, 그런 것이 없다. 여래의 깨달음은 제법이 공한 것이다. 그런 분별 망상을 떠난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가 바로 진리다. 삼라만상이 그대로 진여의 드러남이라는 말이다. 일체 법이라고 하는 것도 일체가 다 법이라는 말이 아니라 다만 그냥 일체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뿐이다. 부처님께서 일체 법이라 하셨으니 이것이 일체법이라는 상을 지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내 이름이 이동윤이듯이 모든 법을 그냥 일체법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 뿐이다.
키가 크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회에 가면 크고, 어떤 사회에 가면 키가 작은 사람이 되고 어떤 사회에서는 착한 사람이 되고, 어떤 사회에서는 악한 사람이 된다. 바람 피우는 남편이 내 입장에서는 밉지만, 다른 여자 입장에서는 좋은 사람이 된다. 사람이 키가 크다 하지만 크다 할 것이 없어서 그 인연을 따라 크다고 불릴 뿐이다. 법이라고 할 것이 없는 줄을 깨닫고, 할 일이 없는 줄을 훤히 아는 중에 행한다면 그를 일러 보살이라 한다. 이런 이유로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일체 법이라 하는 것이 거기에는 나라 할 것도 사람이라 할 것도 없고, 중생이라 할 것도 존재라 할 것도 없다.
내가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거나 내가 이 세상을 불국정토로 만들 것이라 생각하면 보살이라 할 수가 없다는 말은 내 마음 속의 갖가지 허상들을 모두 버리는 것이 정토를 장엄하는 것이다. 내 남편을 이러 저러하게 뜯어 고쳐 청정하게 만들리라 하면 보살이 아니다. 남편을 바로 있는 그대로 청정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내가 깨우쳐 바라보는 것이 남편을 가장 존중하는 태도이다.
‘내가 없는 법’을 통달하면 부처님께서 참으로 보살이라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무아법을 통달하면 진짜 보살이다 한다. 나라 할 것도 없는 법을 통달하면 진짜 보살이다. 마침내 나라고 할 것도 없고, 법이라 할 것도 없는 것을 통달한 사람을 보살이라 한다. 일체상이 허물어진 사람이다. 어떤 생각에도 사로잡히지 않는 사람을 부처님께서 진짜 보살이라 한다.
마침내 '나' 혹은 '아'라고 할 것이 없는, 법이라고 할 것이 없는, 그러한 세계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서 구경무아분이다. 어떻게 해야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할 수가 있는가? 또는 어떻게 해야 항상 맑은 마음을 가지고 얼굴을 밝게하여 가벼운 인생을 살수가 있습니까? 하니까 부처님께서는, ‘생명 가진 일체 중생을 사랑하라. 그들을 보살피고 보호하라’ 하셨다. 바로 뭇 중생을 사랑하라. 병든 자를 보면 치료하려고 생각하라. 배고픈 자들은 먹여 주고, 외롭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보면 위로하려는 마음을 내라. 중생을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을 어여삐 보라. 그러면 이미 내 마음의 괴로움은 다 사라져 버리고 갖가지 충만함으로 가슴 속이 가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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