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18-3]제18분. 일체를 하나로 보라: 오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가?
사람이 가진 '안이비설신(눈귀코혀몸,眼耳鼻舌身)'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오관)과 그 감각대상으로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즉 사물을 파악하는데 가장 가장 결정적인 기능을 하는 부위는 바로 눈이다. 인체에 입력되는 정보의 90%는 눈을 통해 들어온다. 고등동물들 중에 인간은 눈이 최고로 발달한 존재이다. 좌우 눈의 간격이나 위치도 그만큼 사물을 정확하게 보고 알아차리는데 최상의 입체 감각과 균형감각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만져보고 알 수 있는 것은 눈으로 봐도 파악되기 때문에 눈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기능으로 인해 손의 기능이 퇴화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눈을 제외한 그 밖의 다른 기능들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우수하다고 내세울 것이 별로 없다. 그만큼 우리 인간들의 눈이 고도로 발달했다는 말이다. 사고로 눈을 다쳐 시력을 상실한 시각 장애인의 경우에는 그 동안 죽어있던 다른 기능들, 후각이나 촉각, 혹은 청각 등이 발달하게 됨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신체의 오감을 느끼는 감각기관들은 제멋대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질서 정연한 배열과 상호 연관을 가지고 있다.
신체 기관 중에 가장 감각이 예만한 손이 제일 아래 쪽에 위치하고 있고, 그 위로 입, 코, 귀, 눈의 순서로 배치되고 있을까? 각 기관들의 배열 순서가 바로 진화의 기본과정이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부터 순서대로 발달하여 올라온 것이다. 그래서 눈이 가장 발달된 기관이라는 할 수 있고, 여기서 말하는 육안은 단지 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총칭하는 뜻으로 이해하자. 눈이 오관의 대표격이라는 말이다.
오관을 통해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촉각으로 느끼는 여러가지 경험들이 부단히 쌓이게 되면 이 오관과는 전혀 다른 감각인 직관력이 형성되는데,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의 미묘한 마음을 읽어낸다면, 그것은 오관을 통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한 번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처지와 상태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이런 직관의 힘이 고도화한데서 시작된다. 즉 겉으로 나타나는 거칠어보이는 사람이라도 내면에 따뜻한 순진함과 착함이 감춰져 있는 것을 느끼는 것, 이것은 오감을 통해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이것은 눈보다 위에 있는 뇌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것이 여섯번 째의 의근(意根)이며 그 감각의 대상을 법(法)이라 부른다.
이 의근이 발달하면 보거나 듣지 않고도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뇌파를 통해 아는 것인데, 뇌파는 빛보다 훨씬 더 짧은 파장으로 현재까지의 과학적 연구로도 아직 완전히 뇌파의 신비가 규명되지 않은 무한한 잠재력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연령별로 발달하는 과정은 촉(觸), 맛, 향기, 소리, 그리고 눈의 순이며, 가장 마지막이 생각하고 분별하는 기능(法)으로 정리될 수 있다. 앞의 오관에 너무 의존하면 감각이 민감해지는 만큼 자기 감각에 쉽사리 흔들리게 되고, 반대로 의(意)가 작용하면 그만큼 생각이 깊고 이성적이 되어, 바깥의 감각에 덜 흔들리게 된다. 그만큼 상(相)에 팔리지 않고 직관의 힘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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