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개념의 대립이 심각한 우리 나라, 불교를 하나의 정치적 이념으로 탄압하는 중국과 비슷한 끝이 없는 갈등의 연속이다. 불교는 종교적 대상이다.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사랑과 연민, 지혜와 행복을 찾기 위한 능력을 키우는 수행을 하는 종교다.
부처는 우리 밖에 있는 어떤 실존하는 존재가 아니다. 설사 부처가 항상 존재하더라도 나 자신의 내부와 나의 삶의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 나의 외부에 있는 어떤 존재나 대상이 아니다. 내 밖에 있는 부처는 결단코 진정한 부처가 아니다.
밖에 무언가 진리가 있을 것이라는 나의 생각이 나를 현실적 진리와 멀어지게 하고, 진정으로 행복할 기회를 잃게 만들지만, 편안하고 이해할 수 있고 예측가능한 세계라는 관점에서 진리라는 개념에 집착하게 된다.
비에 젖은 나무를 보면서 물을 머금어 싱싱한 줄기와 잎들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 마음처럼 힘차게 하늘 속으로 솟아오를 듯한 느낌을 받고 나도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평소에 알고 있는 사실을 단순히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나와 너를 분별함으로써 대상을 인식하는 것은 죽은 사물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는 내 앞에 펼쳐진 기적 같은 살아있는 삶의 과정을 놓치게 된다. 그냥 세상의 자연스런 일원으로 분리되지 않은 자아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소통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말이다. 내가 하는 말의 내용은 달라도 그것의 주어와 술어로 구성된 개념체계는 예측할 수 있다. 주로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극복해야할 문제가 있고, 그것을 배우고 찾아서 답을 찾아야 해결이 가능하다.
이런 말의 기본 구조가 변하지 않는 익숙한 삶의 소통 방식이며, 불교의 수행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여기서는 중요한 것은 나 밖에 있는 부처님의 존재가 아니라 부처님이 내면에서 찾았던 삶의 진리를 나도 같은 방식으로 나의 내면에서 찾아가려는 것이다.
부처님이란 존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찾으셨던 진리와 통찰, 또는 가르침이 중요할 뿐이다. 나를 믿고 나의 수행을 나 스스로 이끌어나가야 할 나 자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마음을 열어야 깨달음의 영역을 발견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을 존경하기를 바라지 않은 대신에 다만 자신이 발견한 삶의 고통이 없는 영역, 즉 행복의 영역이 바로 지금 현재 여기 내 속에 있다는 사실을 내가 보기를 바랐고, 자신이 발견한 그 방법을 알려주려고 했을 뿐이다.
삶은 그냥 삶일 뿐 드라마가 아니다. 그것을 드라마로 보기 때문에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보상으로 무언가 장애를 무너뜨리고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바로 여기 존재하는 비에 젖은 나뭇잎을 특별한 성취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싱싱한 나뭇잎으로 볼 수 있어야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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