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다. 이처럼 세상 만물은 흐르는 물처럼 지금 현재의 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못하고 항상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소멸의 과정이 시작되는 비영구적이고 매번 계속 변화하며 사라지고 존속하지 않는다.
물이 얼고 녹고 끓거나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처럼 내 눈으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몸 안의 세포들처럼 매 순간 일부는 죽고 일부는 다시 만들어지는 것처럼 확인할 수 없는 변화들도 부지기수로 많다.
막상 죽음의 순간에도 새로운 변화는 예외없이 일어나며, 세상 만물의 생성과 소멸은 동시에 일어나고 생각과 느낌까지도 매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며 변하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생겨나는 순간 이미 소멸의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 숙명이다.
매일 살아가는 나 자신의 몸이나 집앞에 서 있는 나무도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영구성은 하나의 생각일 뿐 실제로는 만물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생각 자체가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장애나 어려움에서 벗어나 삶을 변화, 변형시키는 뭔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비영속성은 성경처럼 하나의 변하지 않고 신자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절대적 교리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의 말도 받아들일 필요가 없으며, 그것을 비관적이거나 낙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그냥 말 그대로 흘러가도 변화하는 비영구적일 뿐이다.
비영구성은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예외없이 죽는다는 사실에서 무지가 지식으로 바뀌고 아이가 어른이 되며 씨에서 꽃이 피고 꽃이 열매로 변화된다.
생명 자체가 영구적이면 우리 몸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되고 조각상처럼 온기 없이 차갑고 죽어있는 몸이 될 것이다. 여름이 지나도 가을이 오지 않고,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지 않으며, 씨를 뿌려도 싹이 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정지되고 생명력을 잃게 될 것이다. 생명이 영원하지 않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만물의 본질이 비영구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은데 이기지 못하고 억지로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고통스러운 것이다.
진실에 저항하거나 다투게 될 때 항상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런 저항을 멈추는 순간 삶이 변화와 상실의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만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게 되고 창조와 파괴가 서로 오가는 세상살이가 춤판처럼 즐겁고 행복해진다.
만물의 존재 방식이 바로 비영구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때문에 때가 되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펼쳐지는 경이로움을 경험하거나 한번 흘러가면 결코 되돌리거나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의 변화들을 열린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다음글 : 
이전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