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생은 '왜 사는가?'에 대한 통찰을 통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그래서 인생을 한 때의 계속되는 여정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살이 자체가 삶의 이유를 찾는 수행의 한 과정이 될 때 진정한 인간적인 삶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먹고 사는데 급급해 '왜'가 아니라 '어떻게'라는 수단에 집중하고 급급했던 측면이 많다. 누가 돈을 많이 벌고 그런 과정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는가에 더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잠깐만 생각을 달리해 보면 시간이나 돈에 관계없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야 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잠이 오면 잠 자야 하고, 비오거나 눈오면 그대로 맞아야 한다. 신분에 따른 차이가 전혀 없다. 단지 그런 일상을 대하는 내 마음과 생각에 따라 차이가 날 뿐이다.나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런 삶을 대하는 마음의 차이보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그런 환경을 불평하기가 쉽다.
무슨 말인가? 부자라고 다 배부르고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다.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이다. '왜 사는지?'에 대한 답을 찿기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안전한지'에만 신경을 쓰면 나 자신를 잊고 우선적으로 나의 외부에 나를 맡겨야 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성을 잃어버린 삶이 전혀 즐겁고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알고 그것을 위해 도전하는 삶이 되어야 제대로 된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밥먹지 않는다'는 스님들의 삶의 기준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대중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여를 해야 나도 얻어 먹을 권리가 생긴다는 말이다. '어떻게'에만 관심을 가지면, 사회를 위해 내 할 바는 하지 않고 얻을 것만 신경을 쓰면서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불평을 한다.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사람들은 많지만, 규율은 지켜지지 않고 세상은 어지러워지는 이유다.
젊을 때는 누구나 세상살이에 자신만만하고 그만큼 불평과 좌절도 있을 수 있지만, 그 또한 미래의 발전을 위한 인연일 뿐이다. 젊은 한 때는 곧 지나가며 평생을 살아갈 나의 진짜 삶은 미래에 오기 때문에 불평하고 좌절하기보다 그 순간도 진정으로 즐기고 거기서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그것이 일상의 삶이 수행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왜 사는가"에 대한 답은 내가 안달을 한다고 금방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어야 저절로 하나의 통찰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빨리 아버지처럼 듬직한 어른이 되고 싶지만, 시간이 흘러야 그렇게 되는 것처럼 세상만사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조바심과 목표지향적 사고방식에서 조금 벗어나 마라톤 대회를 달리듯 자연을 즐기며 스스로의 여유를 되찾아야 한다. 인생에 지름길은 없다. 둘러간다 생각하는 것이 가다보면 그것이 지름길이었음을 지나간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이 인생살이의 신비함일 것이다.
내가 마라톤이라는 장거리를 달리는 이유는 지름길에 대한 유혹의 부질없음을 깨닫고 자연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며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길을 가면서 우연히 만나는 모든 인연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삶은 몸이 힘주고 밀어부친다고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과 마음에 힘을 빼고 자연적으로 내 몸이 만들어내는 흐름에 맡기고 따라 가야 편하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가 만드는 인연은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 변화에 따라갈 것인가 멈춰설 것인가에 대한 나 자신의 선택 기회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묻고 있다. 그에 따라 당연히 내 인생은 달라질 것이다. 그런 한번 한번의 인연들이 반복될 때마다 나 자신은 조금씩 조금씩 변하게 되고, 달리기를 마칠 때쯤이면 달리기 전의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인연은 항상 만남을 통해 만들어지고, 그런 만남은 헤어질 때는 이미 서로의 선택에 따라 각자 달라진 위치에 도달해 있기 마련이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의 상태가 어린 시절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낀 낭만적 시절이었다면,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세상에 나와 사회인이 된 사람처럼 이제 냉정한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을 믿고 두 다리로 직접 달려들어가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을 창조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힘든 시절이 다가온 것이다.
마라톤 출발선을 떠난 후 결승선에 도달한다는 것의 의미는 단순히 아침에 나간 집으로 저녁에 돌아온 것이 아니라 42.195km의 여정에서의 모험과 도전을 통해 전혀 다른 내면을 가진 더 나은 존재로,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얻어오게 된다. 달리기를 통해 내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살이에서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왜 사는가?' 지금 당장 전쟁이 난다해도 내 인생은 계속될 것이고, 나는 살아있을 것이고, 나는 자유로운 세상을 찾아 나 자신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하자. 그런 질문을 통해 삶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달리기 생활 만드세요.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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