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구이동 자양시장 근방을 친구들과 이 골목 저 골목을 횡대로 걸었다. 좁은 인도를 놔두고 일부러 한적한 편도 2차선 차도를 걸었다. 지나가는 차들은 서행을 하며 우리를 봐주었다. 봐주었다고 말하지만, 속으로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살면서 불공평한 상황을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대부분 환경을 바꾸려 애를 쓴다. 그런데 환경이란 쉽게 바꿀 수 있거나 마음 먹는다고 바뀌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는 일단 모든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술술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내 능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고민이 생겼을 때는 일단 참고 이해하며 상황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그런 다음에 나의 삶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가면 언젠가 나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키 작은 아이는 어릴 때 항상 어떤 일이나 운동에서 얕잡아보일 때가 많다. 그런 현상에 낙답하는 아이도 있지만, 자신의 작은 키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단련하여 키 큰 아이들을 제낀 일들이 많다.
어릴 때는 모든 어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키는 앞으로 얼마든지 클 수 있단다. 중요한 것은 지금 너가 열심히 하는 것이야!" 정말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서 키는 저절로 커졌고, 그 때 열심히 한 결과 나중에는 내가 이끌어갈 수가 있게 되었다.
어릴 때 키가 작은 것이 문제가 되지 않듯이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이나 세상이 나에게 비협조적이라 해서 기죽을 필요가 없다. 나의 큰 꿈을 머리 속에 그리며 힘든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키가 마음 먹은 만큼은 커지지 않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너는 안된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 사실이 나를 더욱더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키가 작은 사람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의 개개인의 능력이나 재능만을 놓고 보더라도 세상은 불공평하기 마련이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안타깝지만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한 마디로 날 때부터 이미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해서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다. 현실을 인정하고, 나로 인해 발생할 만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 그런 노력 덕분에 사회에서 나 자신의 위치를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삶이나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투덜대거나 짜증을 내는 대신에 그런 삶에 도전하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공평해질 수 있을 거라고 믿는 편이 낫다. 심지어 부처님이나 예수님 같은 분들도 삶이 공평하지 않다고 말씀하셨으니까 말이다.
살다 보면 때로는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스스로를 성장시켜 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