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형제 중 다섯 째인 나의 아버지는 열다섯 살 때 징용으로 끌려간 뒤 일본 삿뽀로 근방 공장에 있다는 소식 이후 해방 후에도 귀국않는 장조카를 찾으러 일본으로 가 삿뽀로 시내 자전거 점포에서 일을 하며 조카를 찾아다니다 그 자전거점포를 이어받았다.
그렇게 살다가 도저히 조카를 만나지 못하고 귀국하여 낮과 밥을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삶을 일구어 오신 분이셨다. 어린 나의 눈에 아버지는 언제나 최선과 최고를 추구하는 사람의 표본이었다.
평생 한 눈 팔지 않고 그 날의 삶에 최선을 다하신 분이었다. 할 일이 없으면 일을 만들어서까지 근면하고 충실한 살을 살았고 그것이 내가 아는 아버지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부인 아버지는 농사를 늘 작물들이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땅을 고르고 거름을 주고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아주고 농작물들이 햇빛과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이 관심을 기울이고 잘 자라는 것에 감사하며 정성을 쏟았다. 농사 잘 짓는 법을 주위에서 물어보러 올 정도였다.
겨울에는 다른 사람들은 노름하고 술 먹거나 빈둥거리고 놀고 있을 때도 아번지는 항상 새끼를 꼬거나 나무를 하거나 단 하루도 가만히 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늘 일거리가 넘쳤다. 쉬기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일도 이루지 못한다는 말씀이었다.
심지어 거름을 만든다고 부엌 아궁이 바닥에 흙을 깔고 불을 피운 다음 그 흙을 재와 함께 섞어 모으기도 하셨다. 아버지가 보여준 삶에 대한 근면함은 내 인생의 좌우명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농사일에는 자부심을 갖고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즐거움이 얼굴에 항상 가득하셨다. 나 역시 아버지에게 배운 살의 원칙들을 그대로 벤치마킬하여 내 일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가 항상 나의 관심사였다.
소, 염소, 돼지, 개, 닭, 토끼 등의 가축을 포함하여 계절 채소을 뿌리고 가꾸고 관리하는 것이 내 할 일이었다. 농번기에는 동생들을 돌보는 일까지 맡겨졌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민학교 4,5학년 때 쯤이었다. 5일장에 가서 시골 동네에는 가게가 없어서 평소 불편했던 사탕이나 공책, 연필 등의 생필품을 사와서 동네 사람들에게 파는 것이었다. 한 3,4개월 한 것 같았는데 점점 물품이 많아져 집안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돈맛을 알고 너무 밝히면 제대로 된 사람이 안된다고 중단을 시켰다. 그 때는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된 일이었다. 덕분에 나에게 서로 도우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는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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