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얼핏 잠이 깼다가 다시 들었는데, 마라톤 대회에 앞서 혼자 부정 출발했다가 주로의 길이를 잘못 생각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깼다. 풀코스라면서 예전 시골 아랫 동네에서 우리 동네로 오는 길을 양 손에 짐을 들고 걷고 있었으니 1km 쯤 되나 보다.
춘천마라톤대회와 중앙마라톤대회에서 다리 근육경련(쥐) 때문에 고생을 했더니 그 때의 심리적 압박이 대단했었나 보다. 한 때 우리 사회를 휩쓸던 스펙 스트레스처럼..스펙은 학력이나 학벌처럼 반드시 따야 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스펙은 본질에서 벗어난 아날로그 시대의 양적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무조건 비교 우위를 접하기 위해 무엇이든 내 주위에 쌓아놓아야 한다는, 과정에 대한 인정과 관련없이 성공과 실패 같이 상대적 결과만 따지는 이분법적 심리현상이다.
이제 유명 대학 졸업 사실 자체도 대기업 입사시험에서 참고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어느 정도는 우리 사회에 스펙이라는 개념이 학벌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적성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삶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기성세대들은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면서 과정에 대한 고려 없이 결과에만 격려와 박수를 보내는 삶을 살아왔다.
"반드시 성공하자!"는 과도한 성패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정작 하려고 하던 말을 못하게 되고, 운동선수는 제대로 된 재능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빠지면 치료 방법이 없다. 군대개미처럼 앞사람만 계속 따라가나 지쳐 쓰러진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바로 나 자신의 사회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약한 사람이 많다. 그냥 닥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말은 솔직하게, 비교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흔히 듣는 "미안하다. 내가 마음에도 없는 것짓말을 했다."고 사죄해야 하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자신의 삶이 무의미함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언행일치를 하지 못할 바에는 애초에 말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 거짓말을 자꾸 남발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 최면이 되어 실제의 삶에서는 반복할수록 실패의 경험만 쌓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짓누르고 있는 '늘 잘해야 한다'는 강박 감정에서 한번씩 벗어나 보자. 그런 감정을 자연스러운 나의 본심으로 착각하고 살아가고 말마저 그렇게 행동과 관계없이 나오게 되고 결국에는 책임도 지지 못하게 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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