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0-1]제20분. 색도 떠나고 상도 떠나라: 내 마음이 청정하면 세계가 청정하다.
제도할 중생도 없고, 제도받을 중생도 없으며, 장엄할 불국토도 없다면 중생이 어떻게 성불하여 부처가 될 수 있을 인연을 얻을 수 있을까? 그럼 법장비구가 수없는 중생을 구제하고 극락정토를 장엄하는데 온 생애를 바쳤기 때문에 아미타불로 성불했다는 이야기는 무슨 뜻인가? 인연과 보상의 원리에 따르면 얻을 깨달음마저 없다고 하는데 그럼 부처 역시 없다는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어떤 모양이나 특성을 끼워맞추는 것으로는 부처를 볼 수 없다. 부처는 깨달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지 신체 특징이나 모양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몸이나 신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근사한 몸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부처님을 닯은 멋진 껍데기를 보고 부처님을 보았다고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눈으로 보이거나 소리로 들리거나 손으로 만져지거나 머리로 떠오르는 모든 명칭과 이름과 의미, 그리고 행동으로 만드는 시비 분별에 끄달려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 알음알이로는 부처의 참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깨달은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선사들은 아주 일부일 뿐이다. 모두 명예나 부와 상관없이 살았을 것이다. 심지어 나라에서도 왕사 국사는 한 사람 뿐이었고, 요즘 총림의 방장도 한 사람뿐이다. 그러니까 대부분 도인들은 이름없이 살다가 갔다는 말이지. 우리들 필부들과 똑같다. 그래도 아무도 불만없이 초야에 묻혀 평생 늙어죽는 것이다. 내가 이미 부처요, 우주의 주인인데 누구에게 알아 달라하고 답답하다 할 것인가 말이다. 우리 모두가 바로 부처이니까 아무 것도 원하지 말고 부처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부처의 길이 바로 삶의 길이다.
형상이나 모습으로 모든 것을 식별하는 안목으로는 깨달음뿐 아니라 일상의 삶 마저도 제대로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성불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지혜의 눈이 열려야 비로소 부처를 볼 수 있게 된다. 옳고 그름, 아름답고 추함 등 육안으로 분별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떠나 일체 모든 것이 모두 실재하지 않으며, 허망함을 확연히 깨달아야 지혜의 눈이 저절로 열리기 된다.
자, 아름답거나 못생긴 것이 본래 없고, 깨끗하거나 더러운 것이 또한 원래 없으며, 버릴 것도 가질 것도 본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 만사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맑고 깨끗하다는 말은 탁하고 더러운 것은 버리고 맑고 깨끗한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 아니라 맑거나 탁한 것이 본래 없는 것이어서 있는 그대로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다. 즉 내 마음이 맑고 깨끗하면 세상이 맑고 깨끗해진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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