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한 켠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큰 업적이나 명예를 통해 이름을 길이 알리고자 하는 허황된 욕망에 가득한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곧 자신이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자신과 명예가 일치하는 삶이라 생각한다.
어제 개최한 수서역에서 출발하여 대모산, 구룡산, 청계산, 인릉산을 잇는 30km를 달리는 '소아암환우돕기 2014행복트레일런 축제'의 결승선에 들어오는 주자들의 힘들지만 당당한 모습에서도 그런 엄숙함과 비장함이 전해졌다.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생각을 조롱하는 시선이 아니라 보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오래된 경귀의 의미가 주자들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고 있음을 본다.
작게는 내가 속한 직업이나 지역의 영역에서 크게는 국가나 세계적인 영역까지, 짧게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서 길게는 역사에 길이 이름이 알려지기를 원한다. 나도 한 때 그런 허황된 꿈에 사로잡혀 삶을 살았왔지만 최근에 새롭게 깨달았다.
한 가지 깨달음을 얻음으로 느끼는 행복한 느낌은 온 세상의 명예를 얻음으로 얻는 즐거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사실과 같은 이치다. 깨달음이 많아질수록 칭찬이나 비난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게 된다.
나 자신과 나 밖의 일의 분수를 일정하게 알고 이름값의 한계를 분별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일 때문에 더 신 나거나 기죽지 않고 세상살이에 급급해 하지도 않게 된다. 항상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에 겸손하고 감사하게 된다.
세상 바람이 순조로운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마음을 졸이지 않고, 비록 걸어다녀도 의지하는 데가 있다. 세상살이 이치와 깨달음에 지극해질수록 세상에 이룰 일도 없고 공함도 없고 이름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나 자신을 보는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틀을 벗어나면 불안하고 두려워하게 된다. 비행기가 하늘 높이 날아 오를 때와 땅에 착륙할 때 어려워지는 것이 이런 것이다. 삶의 리듬을 벗어나면 심신이 피로해지는 이유다.
우리 삶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학생은 학교에서 성적으로 이름을 얻고, 직장인은 빠른 승진으로 신화가 되기를 원하고, 정치인은 왼쪽 가슴의 뱃지로 세상에 우뚝서고, 주자는 완주시간으로 전설이 되기를 희망한다.
사회는 이처럼 수직적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하나씩 올라가는 것이 이름을 알리는 길임을 누구나 알고 노력하고 목표로 삼고 있다. 그것이 밖의 인정을 통해 안의 자기 확신의 편안함을 확인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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