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1-3]제21분. 설한 것도 없고 설해진 바도 없다: 무슨 법을 설할까 하는 것이 없다: 중생과 보살이 따로 없다
장님이 눈을 떴으면 기뻐해야 하는데, 몸의 눈만 떴지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한 까닭에 아직 진실을 보지 못해서 허공을 보고 우는 꼴이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곧 울 날이 오게 된다. 삶의 의미란 헛된 것을 찾는 것이라는 말이다. 허공에 꽃을 그려놓고 세상에서 그 꽃을 찾으니 어찌 찾을 수 있겠는가? 유마경을 보면 "무릇 설법이라 하는 것은 한 마디도 말한 바가 없고, 아무 것도 제시하는 바가 없으며, 한 마디도 귀로 들어가지 않고, 또 조금도 얻은 것이 없다" 구절이 있다.
누가 쓸데 없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하고 물으면, 그런 소리 말라고 해라. 또 '그러면 너는 밥만 먹고 사느냐?'고 물으면 이 세상에 밥 먹지 않고 사는 어디 있냐고 반문하고, '넌 어째 인생을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사느냐' 또 물으면 넌 그렇게 많이 생각하고 산 지 오래 되었는데 어찌 그 모양 그 꼴이냐고 반문해주자. 모든 것이 텅비어 적막하고 온갖 언어문자가 다 헛된 것이어서, 어떤 언어나 문자로 설명한다 해도 결고 설명되어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불교는 간단하게 '아무 것도 주장하지 마라'로 시작한다. 한 생각 어리석게 내면 중생이라 부르고, 사로잡힘에서 탁 놔버리면 보살이라 이름한다. 중생과 보살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중생이다 해서도 안되고(물러서는 마음은 안된다), 내가 부처다 하며 교만해서도 안된다. 늘 겸손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어리석고 아는 것이 적다. 그렇게 알아야 한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이고 본래 부처다 해서 늘 당당해야 한다
"스님 저 불전함에 돈을 넣으면 정말 복이 옵니까? 정말 온다면 돈을 내겠소!"라고 어떤 사람이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아 그렇다면 나도 내겠소." "그러면 깨달아 집니까?"하고 또 묻는다. "조건이 없어야, 조건을 버려야 깨달아진다." 고 이렇게 이렇게 수행하라 하면, 그러면 남편이 술을 먹지 않게 됩니까? 그러면 애가 바뀝니까? 한다. 그러면 이러이러하게 되느냐? 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아무 것도 정할 수 없고 정해지지도 않는 텅빈 자리에서 인연에 따라 이런저런 말씀이 있게 되지만, 그 자체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깨달음에 이를 수 있도록 근기에 따른 갖가지 비유일 뿐으로, 이를 듣고 깨달으면 그것을 가리켜 사람들이 '최상의 설법'이라 부르는 것일 뿐이다. 들에 피어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들의 색깔과 향기, 그리고 모양이 저마다 다르듯이 사람마다 근기가 차이는 있을지언정 차별은 있을 수 없다. 서로 다른 근기에 따라 설법의 방편도 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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