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강을 건넜으면 배를 버리고 새로운 세상에 집중해야 하듯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 지나간 해에 대해서는 잊어야 한다. 지나간 갑오년 한 해에 한 말과 행동들에 대한 옳고 그름을 잊을 수 있는 마음이 세상살이에 적당하다는 말이다.
사람과의 대화에서 뜻이 전달되었으면 그 말 자체는 잊어야 하듯이 논리의 눈이 아니라 마음의 눈을 떠야 옳고 그름의 분별적 사고를 넘어설 수 있는 이치와 똑같다. 그래야 전후 사리가 알맞아 안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고 밖으로 사물에 이끌리지 않게 된다.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그 의도를 살피고, 습관을 관찰한다면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겠는가?"하는 공자의 말씀은 나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나 자신에게서 비롯되므로 상대의 언행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사회가 정한 도덕과 윤리의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그런 도덕률을 유포한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나 스스로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사회의 지율적이고 결정적인 주체가 아니며,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우리는 항상 나와 세계를 구별하는 사고방식에 익숙하다. 내 삶의 주체로서의 내가 대상으로서의 세상을 파악하고, 세상을 상대로 그 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하는 행위들이 바로 삶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내가 주체가 되어 주인으로써 대상인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이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나 자신과 사회 구성원들이 살아가는데 편리하도록 만드는 사고방식과 그런 행동들을 만들어 낸다.
내가 꾸는 꿈과 지향하는 희망이 나 자신의 외부에 존재하는 내 삶의 대상인 세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 자신과 꿈과 희망 사이에 구별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구별이 명확하지 않는 것은 사물의 변화 때문이다.
나 자신과 내가 꿈꾸고 지향하는 세계가 별도로 독립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 내가 곧 세상이 되기도 하고, 세상이 곧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 주체와 대상의 분리가 사라지고, 내 꿈 안에 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내 안에 내 꿈이 있다.
험난한 일들이 많았던 올 한 해의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 오시느라 너무너무 수고들이 많으셨습니다. 작은 일 큰 일 관계없이 항상 함께 할 수 있었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음에 무한히 감사드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을미년 새해에도 우리의 꿈과 희망의 길 위에서 만나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 감성적인 마음으로 다가가는 멋진 한 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그믐날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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