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은 이유는 나와 동년배의 사람들보다 생각과 행동이 월씬 싱싱하다. 몸의 노화는 기력의 쇠퇴를 가져오고, 기력이 약해지면서 점차 활동성이 약화되고 수동적인 상태로 변화하면서 동적인 상태에서 정적인 상태로 옮겨간다.
나이들수록 활동성이 줄어들면서 밖으로 나가기보다 자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다. 점점더 이의를 제기하고 의논이 길어지고 모험이 적으며 너무 빨리 큰 후회를 하고 끝까지 일을 해내기보다 적당한 성공에 만족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젊을 때는 몸이 유연해서 다양한 동작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세월과 함께 몸이 굳어지면 제한된 동작에 머물게 되고, 그에 따라 마음도 경직되게 된다. 세상은 마시면 마실수록 취해버린다는 말이 그래서 사실이다.
마음이 노화되면서 정신이 수동적으로 변화한다. 살아오면서 수없이 겪은 경험들이 오히려 마음을 움츠려들게 한다. 다양한 시행착오나 실패의 경험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걱정을 앞세우게 된다. 끈질긴 추린력보다는 쉬운 포기를 선택하게 만든다.
생동감 넘치는 감정보다는 차분한 이성 쪽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나잇값 해야 한다'거나 '철 좀 들어야 한다'는 말로 모험보다는 안정, 감성보다는 이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그런 변화를 '합리적'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이성적이나 합리적이라는 말은 상당부분 사람이라면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통념적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라며 다수가 공감하는 생각을 정상적이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늙은이적 사고방식이나 행동의 범주를 벗어나면 '비정상' 혹은 '비이성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마음과 정신이 절대 다수의 상식에 갇혀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마음이 사회적 도덕률과 통념의 범위 안에 갇힐 때 정신의 역동성은 사라진다.
정신이 역동성을 잃으면 나타나는 현상이 수동과 순응의 자세다. 땅콩 항공 기업에서 임원들이 위기의 순간에 보여준 사고방식과 대응자세가 전형적인 모습이다. 세상과 사람, 그리고 사물과 사람들 마음 속의 변화를 분별하거나 읽지 못하게 된다.
잘못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으면서도 되풀이하는 우둔함에 벗어나지 못하고 관성의 물결에 떠밀려 내려가게 된다. 불암감 때문에 경쟁과 관성의 대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 하고 있다. 사회적 도덕률과 제도에 가로막혀 있다.
심지어 내가 겪어온 과정을 자식들에게 그대로 따라가도록 강요하며, 그것만이 정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한다. 능력과 이름을 향한 달리기 경주에 삶과 마음이 늙고 있다. 하루 빨리 이런 덫에서 벗어나 마음의 젊음을 되찿아야 한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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