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2-1]제22분. 얻을 수 있는 법이란 없다: 평상심이 곧 도다
한 법도 얻을 바가 없다. 이것을 반야심경에서는 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이라 한다. 깨달음도 없고 깨달음을 얻었다 할 것도 없다. 법이라 할 것도 없고 법을 얻었다 할 것도 없다.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즉 얻을 바 없는 까닭으로, 한 법도 얻은 바가 없어야 한다. 바라는 것이나, 구하는 것도 없고, 상을 짓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무법가득분이다. 가히 얻을 바가 없다. 얻을 법이 없다. 다시 반복하면, 얻을 것이 없고 또한 얻음도 없나니, 애써 얻은 바가 없기 때문에 지혜가 없다 함은 지혜로 보게 되는 경계와 상대된 지혜가 없다는 것이며, 또한 공(空)의 실상자리에서는 지혜라고 하는 흔적마저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이다.
얻을 바가 없다(무득, 無得)라 함은 본래 갖추어져 있는 자리를 찾은 것이지 따로 얻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며, 또한 외적으로 보면 무엇이 얻어지는 경계마저 비웠다(공, 空)는 것이다. 이렇게 안으로는 지혜마저 비우고, 밖으로는 경계마저 비워서 마음(心)과 경계(境)가 비었으니 얻은 바가 없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모양을 세우면 그에 따른 상대가 생겨나서 결국 두 개의 모양을 일으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의 상(一相)이란 것은 곧 무상(無相)을 말하는 것이다.
깨달음이 어떤 모양과 형상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도 아니라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선행을 닦고 어떤 수행을 해야 깨달음의 단계에 이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수보리가 부처님께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으신 것인가 아닌가를 여쭈어 보게 된다. 즉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었다 함은 얻은 바가 없다는 의미,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본래 얻을 것이 없는 경지를 가르키는 것인가를 확인하는 차원의 질문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최상의 깨달음이란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을 가르킨다고 대답하신다.
우리가 말하는 생존 본능이라는 것도 모두가 다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배가 고프면 땅에 떨어진 밥알 하나도 줏어 먹을 정도로 먹는데 집중하겠지만, 아무리 맛있는 밥을 먹다가도 바로 옆에서 불이 나면 허겁지겁 불길에서 빠져나오게 마련이다. 아무리 졸리고 힘들더라도 뒤에서 무기를 들고 쫓아 온다면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쏜살같이 달아날 것이다. 불평이나 만족이 고정된 어떤 조건이나 환경 상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어지는 것처럼 우리 마음은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게 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삶의 과정이란 것이 항상 무엇인가 얻으려 노력하는 것임을 깨달으면 부귀나 명예로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허우적대거나 도를 깨치려고 마음이 조급해지지도 않게 된다. 수행을 통해 도를 깨치려는 것이나 속세에서 지위와 명예를 얻으려는 것이나 똑같은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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