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2-4]제22분. 얻을 수 있는 법이란 없다: 산다는 것은 바로 고쳐가는 것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차가 빨리 안온다고 안절부절 애를 쓴다고 차가 빨리 오는 것이 아니다. 다 때가 되어야 오게 마련이다. 그냥 편안하게 스트레칭이나 하면서 혹은 책을 읽으면서 앉아 기다리면 될 뿐이다. 시간이 있다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들렀다고 술이 남아 차를 놓칠 수도 있다. 인생살이에 대응하는 사고방식이나 태도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안오면 안오는 대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거나 바쁘다고 발을 동동 구르거나, 혹시 사고가 나면 어쩌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졸이며 불안해 하거나 편안한 마음으로 타고 가는 사람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호랑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언제 어느 순간이든 마음이 편안해야 어느 때고 부지불식간에 일어나는 사태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법이다. 우리는 언제나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들을 헛되이 놓치고 망쳐버리기 쉽다. 조건이 안 좋으면 나아지길 기다리고, 호전이 되면 또 다시 악화될까 전전긍긍 불안해 하는 사이에 시간은 거침없이 우리를 지나치고 버스 떠나간 뒤에 남겨진 사람처럼 우리 인생을 허물어 버린다.
세상이란 본래 시끄러운 곳이고 서로 싸우고 다투니까 평화의 길이 의미를 가지게 되고, 욕심이 난무하니 욕심을 버리는 방법이 나오게 되고, 괴로운 사람들이 생겨나니까 괴로움을 벗어나는 해탈의 길이 나오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시대 선비들이 관직에 나아갔다가 전란이 되면 국가를 지키지 않고 부모 공양을 이유로 고향으로 낙향하는 것은 옳지 못하고 비겁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럴려면 세상이 불러도 관직으로 나아가지 말았어야 맞는 행동이다.
인생이란 나 자신의 필요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원래부터 어떤 때가 되면 어떤 것을 고쳐야 하는 것이 사전에 설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더 잘 살아가기 위해 고칠 것이 생기면 제 때 고치기만 하면 된다. 원래부터 이것은 고쳐야 되고, 저것은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모든 사람이 개개인으로 한 분 한 분 그대로 부처라는 말이다. 고쳐야 할 것이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에 따라 고칠 서로 고칠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내가 '이 사람 때문에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산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고쳐사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아무 것도 고칠 것이 없지만, 동시에 무엇이든 다 고쳐야 된다는 도리가 바로 이때문이다. 매일 새벽부터 예불하고 식사할 때마다 합장하며 감사를 표하는 외형적인 행동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 속에서 '필요하면 스스로 모든 것을 고친다'는 도리를 적용하는 삶이다. 그런 모습이 근본이 항상 올바르게 중심을 잡고 있는 불자의 진정한 자세라 할 수 있다. 상대의 요구에 끌려가는 순간 자칫 삶의 목적지가 변질될 수 있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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