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여러가지 즐겁고 행복했던 갑오년과 하직 인사를 해야 한다. 갑오년을 다시 보려면 60년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내 생전에 다시 보기는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올 한 해도 좋은 일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조금 부족한 일들이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을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하는 회의적 감정들에 빠지게 된다. 가장 많은 것이 어리석음에 대한 자책이다. 어떻게 지금까지 잘 살아온 사람이 그런 생각지도 못한 멍청하고 어이없는 행동을 할 수 있었나 하는 생각이다.
다음은 내가 한 실수로 인해 다시는 지금과 같은 내 인생의 안락함을 즐길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해 몇 시간씩 복기를 하면서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를 파헤치다 보면 그런 행동이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서도.
마감에 맞춰 어떤 일을 완성시킬 방법이 전혀 없어 보일 때도 있다. 괜히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했다는 좌절감이다.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확인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하지만, 그런 현명한 일을 할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한다. 다시 그런 멋진 일을 할 기회를 가질 수 없다면 어떡할까하는 절망감이 나를 휩싸고 있다. 우리가 한해 그믐 쯤에 느끼게 되는 흔한 감정들인 어리석음과 걱정, 그리고 좌절과 절망감들이다.
삶에는 항상 낙심도 있지만 그런 일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다. 불행 끝에 행복이라는 인생진리를 깨닫고 미리 선입감으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중간에 어려운 일을 당하지만, 온 힘을 다하여 완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부러 애를 써서 좋지 않은 일을 겪으려는 사람은 분명 없다. 하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부정적인 사건사고의 경험들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만든 모든 실수에 따른 나의 인간적인 한계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재능이 뛰어나고 높은 기준이 있어도 실패는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누구나 완벽안 일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의 불완전한 면을 기꺼이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살아가다 본의 아니게 나쁜 경험들을 하게 될 때는 그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법위를 벗어난 일이거나 아니면 나의 실수거나 간에 상관없이 너무 심하게 자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도 한 인간일 뿐이고, 나에게 절대자의 완벽함을 기대해서 안된다.
그래서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는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찾는다면, 웃을 일이 할상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웃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까? 그러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상활을 조금더 참을 만하게 해준다. 웃으며 보내는 한 해 만들자.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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