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판은 여야 구별 없이 같은 편이면 찬성하지만, 다른 편이면 무조건 반대한다. 자기와 같은 생각은 옳다고 인정하고, 다른 생각은 그러다고 부정한다. 이런 분별이 힘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나고,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당화되고 있다.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분별하고 규정하는 생각과 행동에 대한 옳고 그름이라는 그들만의 근거 때문에 세상에는 반목과 갈등, 강제와 억압이 생겨나게 된다.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 곧바로 그릇되게 행동하는 기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랑과 헌신이라는 내적인 마음이 나타내는 질적인 행동이 아니라 외적인 보여주기 식의 뽐내는 형식의 공로로 나타나고, 이런 형세의 변화가 도리어 외부적으로 겉으로만 그런 척하는 또 다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는 상호 이해 속에서 구성원 모두를 하나로 묶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요즘 아파트 간의 대립과 반목이 좋은 예다.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가 사람들이 살아갈 집 한 채만 뚝닥 지어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사회를 분양하는 것이다.
현대의 대규모 사회의 정서를 반영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인의와 시비의 분별을 전제로 움직일 수 밖에 없으며, 이런 분별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이나 조직, 혹은 사회와 국가에 대한 지배와 억압에 언제나 대의명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스스로를 바라보기 마련이고, 그래서 '내가 옳다'는 관념이 싹트고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게 된다. 그런 스스로 옳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우리 사회다.
자신이 옳은 만큼 다른 사람의 옳다고 생각하는 관점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가 수평적 사회고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다. 그것이 되지 않을 때 수직사회가 된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사회가 그런 부류에 속하는 후진 사회다.
인간은 모두 같은 인간일 뿐이다. 각자의 살아가는 환경이 다르고 그런 환경의 차이에 따라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을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인류적 자비와 자애가 나오는 바탕이 만들어진다.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것과 나쁜 것, 옳은 것과 그른 것, 착한 것과 악한 것의 딱지들을 붙이게 되고, 서로를 결속할 수 있는 큰 틀이 무너지고, 지략이나 지모라 불리는 엄청난 말과 행도의 위선이 만연하게 된다.
사람의 본성에는 원래 한계가 없다. 마찬가지고 이 세상 어디서나 적용될 수 있는 기준으로서의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있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이나 진리도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 차별이나 불평등은 어쩔 수 없으며, 그것이 지금까지 진화해 온 원동력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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