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화롭게 적응하는 일이다
어제는 손자의 돌잔치가 가족들만 모여 간단히 있었다. 나는 삼 남매를 키우고 둘을 결혼시키고 손자들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돌 잔치나 입학이나 졸업식이나 하는데 가본 적이 없었는데, 어제가 처음이었다. 어제 아들이 덕담을 한 마디 해달라고 했다.
우선 손자의 돌을 축하하고, 이런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준 며느리와 아들에게 감사한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이 바람처럼 나를 지나쳐 가지만, 그것이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기회의 바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잡으면 선한 인연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두 사람이 아이를 잘 사랑과 신뢰로 잘 키워 가족의 범위를 벗어나 사회공동체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키워주길 바라고, 손자도 건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잘 자라길 빈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살아가면서 꼭 기억하려고 하는 한 마디가 있다면, 그것은 살아가면서 만나는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어떤 날 마음이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산만하면 산만한 대로 그렇게 내버려두어도 좋다. 내 탓이 아니라 인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나'라는 존재도 사실은 여러 만남의 인연들이 원인과 조건형성의 과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특별한 존재로 구체적으로 인식된 그림자에 불과하다. 이미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비록 지금 삶에 아주 능숙해졌다고 해서 특별하다고 여길 필요가 없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지금 현재 내 눈 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무엇이든 거부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담담히 기꺼이 체험하려는 의도가 바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각색하거나 변조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즐거운 일만 있거나 내가 바라는 대로 일이 이루어지거나 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거나 진행되지 않는다고 세상이 원래 잘못되었거나 삐딱하다는 식의 망상에 내가 빠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능동적으로 상황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당면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즐거운 일이면 즐겁게, 슬픈 일이면 슬프게 받아들이고 웃을 때는 마음 껏 웃고 울 때도 마음 껏 울면서 동시에 그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인정하고 하는 것이다.
세상만사 있는 그대로의 상황에 수동적으로 굴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물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둔다는 말이다. 모든 일의 본성은 어떻게든 그렇게 되어 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복잡할 때는 복잡함을 인정하고 그대로 두고 최대한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다.
억지로 단순화시키려 하면 할수록 나와 그림자처럼 본성을 거스르게 된다. 우리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듯 일어나는 일은 일어나는 그대로 나를 조화롭게 적응시키면 된다. 그것이 바로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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