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6-2]제26분. 법신은 상이 아니다: 진리는 말로 규정할 수 없다.
'이것' 혹은 '저것'하고 이라고 모양을 규정할 수 없는 것이 진리의 참 모습이다. 노자 도덕경에 "도가도(道可道) 비상도(非相道)"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고, 이것이 '도'라 해서 모양을 지으면 이미 '도'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도 '도'에 대해 어떤 주장도 해서 안되지만, '어떤 주장도 해서는 안된다'는 또 하나의 주장을 하게 된다는 모순이 있다.
부처님이 불보살이 왜 내 곁에 올까? 나를 깨닫게 해주시려는 것이다. 내가 상을 가지고 있으면 상을 깨어 줄 것이다. 결국 헛다리 짚는 것이 다수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상상하듯이 화려한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누가 꿈에 관세음보살을 보았다고 한다. 다시 물어본다. 흰옷 입었지 ? 네, 한다. 어떻게 생기셨던가? 저기 탱화에 나오는 모습과 같던데요? 한다.
우리는 이 경을 읽으면서 수보리가 어리석다 하지만 왜 이런 것도 모를까 하겠지만, 우리도 어떤 분이 스님이요? 하면 다 안다 한다. 뭐가 스님이요? 하면 머리깍고 ..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니 정작 스님이 가발쓰고 양복입고 오면 당장 쫒아 버릴 것이다. 이제 여기서,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관여래 부. 수보리언. 여시여시. 이삼십이상 관여래.’
이것은 이렇게 표현되었지만 사실은 대화를 진행하다가 부처님께서 야, 너 앞에 있는 이게 부처냐? 하고 물으신 것이다. 그러니 예 그렇습니다 한 것이다. 진리는 그 어떤 말로도 규정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형상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것이다.
깨달음의 길은 '이것'이라고 말해버리면 그것은 이미 깨달음의 길에서 어긋나 버린다. 왜냐하면 '이것'이라고 말할 때의 '그 상황'이 고정되어 있다면 맞는 말이지만,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이미 방향이 어긋나 버리기 때문이다. 시간도, 상황도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해가기 때문에 말하는 그 순간 진리의 길은 이미 내 곁을 떠나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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