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에서 자랄 때 그 시절 대부분의 가정에서 그랬듯이 장남과 그 외의 자식들처럼 차별을 받았다. 일종의 곁다리 인간 대우랄까. 요즘 왕따당하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내 존재의 상대적 무가치감의 고통을 겪으며, 그것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 많았다.
추방당한 아담과 이브가 자신들의 벌거벗은 몸을 가리려 초조하게 반응하듯이 나에게 있을지도 모르는 잘못을 벌충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수행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곤 했다. 부모님들이 바라는 완벽한 생각과 행동에 대한 기준을 만족시키려 노력했다.
모든 활동이 나의 유익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내가 누구이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마음 편하게 즐기기보다는 나 자신을 이상적인 모습과 비교하며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그 보이지 않는 차이를 줄이려 애쓰는 것이다.
중학교 때 아버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머님과 살다가 고등학교 때 집을 떠나 부산에 유학을 와서 혼자 살아가면서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활동이든 잘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시도했다.
일생의 삶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들에는 언제나 약간의 위험이 내포되어 있으며, 실수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부를 하거나 사회적 일을 하거나 산을 오르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부딪치게 되는 저항을 시작의 첫 걸음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내가 제대로 살아야 인생이 가치가 있다는 당연한 생각의 결과이다. 그런 만큼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가능한 한 회피할 수 있어야 어떤 일에서나 리더십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상처받는 것만 두려워 숨으려다 보면 다른 사람과 깊이 친해지지 못하고, 나 자신의 창의성을 표현하거나 진심을 드러내고 심지어 놀거나 애정을 표현하는 데도 주저하게 된다. 막연한 불안 상태로 살고 있기 때문에 머릿 속에는 항상 부정적 생각들로 넘친다.
이런 시도 때도 없는 부정적 재난을 상상하는 태도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두어야 실패에 단단히 대비하어 삶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내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취약성과 결핍의 느낌을 숨길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실패할 수 있다거나 나나 다른 사람, 혹은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걱정스럽게 말할수록 결함의 느낌을 만드는 신경회로는 더 강화되고 불완전하다는 두려움은 더 커지게 된다. 그런 보편적 고통의 존재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실제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스스로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다. 내가 상대를 우리와 분리된 개별 존재로 보기 때문에 미움과 폭력이 발생하고, 우리의 모든 생명을 연결해주는 본질인 사랑의 의식을 잃기 때문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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