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234"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는다"는 말로 죽음을 염두에 둔 삶의 희망을 뜻한다. 죽음을 즐기며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모두가 두려워하면서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 가능하면 늦추고 싶어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요즘은 각종 의료기술의 힘을 빌려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 우리 나라의 평균 수명은 2011년 기준 77.6세이며, 남자 77세, 여자 84세를 이미 넘어서고 있다.
죽음을 멈추고 삶을 연장하려는 열망만큼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나 나 자신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온 것을 알게 되면,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격한 슬픔의 감정에 휩싸여 몸부림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요즘은 거의 없어졌지만, 죽음 앞에서 '아이고 아이고!'하며 곡을 하는 행위가 조문하는 분들에 대한 가족들의 예의가 되던 풍습도 죽음의 애통함을 함께 슬퍼하는 마음에서 나왔을 것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태어날 인연이 되었기 때문이며, 죽는 것 또한 죽을 운면에 따르는 것일 뿐이다. 태어나는 것 뿐만 아니라 죽은 것 또한 자연적인 것이므로 필요 이상의 슬픔에 빠지는 것 또한 자연스럽지 않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삶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삶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보다 더 현명하다는 노자의 말의 의미가 이것이다. 삶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은 삶에 집착하는 사람을 의미할 것이다. 그래서 삶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죽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삶과 죽음은 하나의 자연의 원리에 따라 일어나는 과정이므로 특별히 즐거움이나 슬픔의 감정에 휩싸일 이유가 없다. 아침 해가 떴다고 기뻐하고, 저녁 해가 졌다고 슬퍼하지 않듯이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는 죽음에 대해 삶도 잘 알지 못하는데, 죽음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탐구 자체를 꺼린다. 특히 생로병사의 문제가 효나 예와 연결되면 더욱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오래 사는 것은 기쁘지만, 나이들수록 노쇠하는 것이 두렵다.
그러나 자연스런 삶의 입장에서는 몸이 노화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유교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기쁨과 두려움을 일상적으로 갖고 사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죽음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한 과정이다. 삶도 엄밀하게 말하면 특별하지 않다.
죽은 사람을 돌아가신 분이라고 하는 이유도 죽음과 함께 내가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산 사람 또한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다. 길을 가면서 돌아갈 줄 모른다면 집이 없는 사람일 뿐이다. 어제 운명을 달리하신 초대 대한외과의사회장님의 명복을 빈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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