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는 집안에 대소사를 불문하고 문제가 있을 때는 어딘가 가셔서 기도를 하고 오셨다. 지금은 아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 그 장소가 어딘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진실한 마음으로 하는 기도 그 자체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린 시절의 그런 성스러운 기도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그런 것으로 충분하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기도를 하고 기도는 곧 어떤 식으로든 응답을 받게 된다. 장소나 의식이나 기도 자체도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것에 대응하는 마음이 핵심이다. 그런 마음을 스스로 바라봄으로써 바른 생각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올바른 행동이 가능한 것이다. 내가 세상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마음의 흐름을 보면서 내가 하는 말을 의식할 수 있고, 그 말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알게 되고 말을 조심하게 된다. 나의 마음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내 행동과 일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된다.
어떤 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을 때는 호흡이 거칠어지고 몸이 가만 있지 못하고 의식이 안정되지 않는다. 이것이 나 자신의 현실이다. 이런 나 자신에게 집중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바라보자.
나의 호흡과 몸과 의식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라보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나의 지각이 점점 더 명료해지고 깊어지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내 마음을 챙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내 마음 속에 일어나는 고통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파도가 고통임을 알게 된다. 그런 고통이나 슬픔의 뿌리가 과도한 욕심임을 알게 되는 순간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 또한 알게 된다. 그런 원인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봄에 피어나는 수많은 식물들도 꽃피고 열매를 맺으면 시들게 마련이듯이, 나 또한 한 때는 젊고 의욕 충만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제는 나이 들고 시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인생이 그만큼 무상하다는 말이다. 잡초와 내 인생이 분리된 것이 아니다.
꽃이 항상 변화하고 처음부터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고통이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으려 안간힘을 쓰다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것이다. 나의 인생 그 자체가 우주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우주의 한 발현이라는 말이다.
내가 보아줌으로써 잠깐 반짝이다 사라지는 꽃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내 마음도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한번 바라보아 주는 것만으로도 그냥 없었던 것이 아니라 존재했던 기억으로 남게 된다.
내 마음을 바라보고 어떤 순간 내 마음으 흐름을 챙기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꽃이 잠깐 동안 피지만 세상 만물과의 신비로운 연관을 맺고 있는 것처럼 소중하게 느껴지지만, 집착할 필요가 없다. 현재 존재하고 즐기는 것으로 이미 충만한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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