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말은 "세상살이가 불안한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야"라며 마음을 편히 가지라는 조언과 비슷하게 들린다. 직업에 귀천이 있고 굶어 죽을까봐 불안한 사람들에게 전혀 쓸모 없는 조언이다.
젊은 학생들이 학교보다 고시공부에 더 열심이고, 대기업 취업에 매달리며 힘만 들고 돈은 그만큼 벌지 못하는 외과 계열에 전공의들이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우리 나라에 가난이 부끄러운 일로 치부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 되었다는 말이다.
'3D 현상'이라는 흐름이 일반화되고 중소기업과 농촌에 젊은 사람의 씨가 마르고, 산부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외과 등에는 교수들이 당직을 서는 세상에서 귀천을 가리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재물, 즉 직업이고 가난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 되었다.
"전혀 쓸모 없는 인간"이 가장 큰 욕이 되어 버린 사회에서 쓸모란 첫 째가 지혜와 인의를 갖춰 정부와 나라를 위해 잘 활용하는 능력이다. 그 다음이 경제를 활성화하여 사회를 부강하게 만드는 능력이다.
'외교에는 강하지만 국내의 내치에는 약한 대통령'이란 말을 6공화국 이후 계속 들어왔다. 대통령이란 직책은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와 지략, 그리고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지녀서 외교에서 큰 업적을 남기고 국내의 경제를 활성화시켜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바로 그런 말이다. 유교의 영향을 받은 아주 예전부터 "사농공상"이라는 사회질서를 만들고 쓸모에 따른 사회적 계급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당연히 여겨온 결과다.
나도 자주 말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는 나 자신의 목숨을 맡길 수 있다"는 말 또한 같은 의미다. 문제는 자신의 뚜렷한 의지적 관점에 따른 행위인지, 이리 저리 흔들리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스스로의 목숨을 해치는 것인가의 차이가날 수 있다.
국가가 국가를 위한 개인의 쓸모, 즉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전제주의적, 노예적 사고방식이다.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개나 원숭이처럼 억압과 예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결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재능이 많을수록 국가든 기업이든 공동체 사회에 쓰임이 많아진다. 각각의 공동체에는 그 공동체에 맞는 쓸모가 필요하다. 눈을 감고 나 자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조직의 명령에 따른 능력의 제공은 진정한 공동체를 위한 쓸모가 아니다.
일차적으로 행복한 삶은 쓸모라는 개념에 너무 몰입되지 않는 것이다. 더 세밀한 시각을 발휘하면 화가가 되고, 더 많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조사 통계전문가가 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서 일상의 쓸모를 넘어 새로운 발상과 창조력을 발휘하여 스스로의 삶의 가치를 즐기는 것이다.
오늘도 흥겹고 행복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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