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5-7] 제25분. 교화하되 교화하는 바가 없다 : 당연히 서로를 돕는 것이 삶이다
뭔가 보상을 '받으려는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말은 얻으려는 마음을 꼭 붙든 채로 다시 얻는 방법을 바꾸려고 하는 마음으로 후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재물을 보시하거나 봉사하는 일이 힘들고 아까웠는데 '베풀지 마라'를 명분으로 해서 이제 보시 안해도 믿음만 가지면 확실히 얻는다니 얼마나 좋은가 하며 자기 식대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거나, 혹은 자기 욕심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호도하게 된다.
"베품이 공(空)하다'는 말은 이 세상의 그 어떤 물건도 내 것이 없은 까닭에 '내 것을 남에게 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베풀 때, 진정한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진정한 공덕이 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일은 지혜롭게 살필 수 있어도 나 자신의 일이 되면 어리석음에 빠지기 쉬운 것이 인생살이의 함정이기도 하다.
경전읽기에 습관이 든 사람이라면 절하는 것은 무시할 수도 있다. 힘들게 절하는 것보다 경전 읽으며 앉아있는 것이 훨씬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전읽기가 죽도록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절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을 수 있고, 거기에 더 쉽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각자의 조건이나 성향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고, 같은 경전이라도 그것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수준과 정도는 천양지차가 날 수 밖에 없다.
항상 나를 겸허하게 돌아보고 반성하고 뉘우치고 고쳐나간다면 인생이 향기로워지겠지만, '내가 옳다'는 근거 없는 고집에 사로잡혀 자신을 합리화하는 근거로만 이용한다면 그것은 스스로에게 해로운 독을 만드는 일과 같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의 모양을 보거나 전혀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여래가 중생을 교화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내 몸의 손과 발이 서로 상의상존하며 작용하듯이 '위한다는 생각' '돕는다는 생각'을 전혀 일으키지 않고 너무나 당연하게 서로 위하며 돕는 마음으로 임하라는 것이다. 발이 손을 떠받치고 다닌다는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당연히 서로를 돕는 그대로 일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다. 중생을 제도한 일이 없으며, 다만 이름만 중생을 구제한다고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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