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귀절 금강경 25-6] 제25분. 교화하되 교화하는 바가 없다 : 무엇 때문에 보시하려고 애를 쓸 것인가?
화(化)란 '무엇인가 되어진다'는 말이다. 소화(所和)는 '무언가 되어지는 바가 없이 되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화무소화(化無所和)는 '무언가 되어지는 바가 없이 되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살아가며서 무언가 바라는 바에 따라 일어나는 마음을 따라 행동하게 된다. 무언가 하려는 마음 없이 자연스럽게 그냥 행동하고, 되어지는 바 없이 되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중생이 본래 없다면 여래는 어떻게 있게 되고, 또 어째서 여래만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가? 인생의 번뇌라는 것도 알고 보면 다 내 마음 속의 먼지일 뿐, 먼지만 사라지면 황사가 씻겨져 나간 하늘처럼 햇빛은 빛나고 밝고 맑게 빛날 뿐 아무 것도 없어진다. 일체 중생이 다 여여하다면 부처가 중생을 구한다는 것 역시 말이 될 수 없다. 여래가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집착에 불과할 뿐이다.
여래가 진실로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가 구할 바도 없고, 얻는 바도 없다고 한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애를 써가며 보시한단 말인가?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수미산만한 복을 쌓아 남을 위해 베풀어도 금강경 읽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해주는 것보다 못하다면 절에 보시할 필요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의심에 빠져 절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 중에서도 집에서 금강경 읽고, 돈 있으면 금강경을 제작하여 배포하는데 약간의 보시를 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보시의 행위나 봉사가 나 자신의 상(相)을 떨치지 못해 이루어지는 것이라 보기 때문에 보시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바탕에는 근본적으로 재물에 대한 집착이 효율의 명분과 교묘하게 얽혀 있다. 재물로 보시하고 얻는 단순한 유루복보다 무한한 무루복을 얻는다는 금강경 구절을 외우고 앉아있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적은 돈으로 많은 복을 얻는 효과적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핵심은 금강경 읽고 전해주는 대신에 다른 보시에 돈을 써서 별로 복다운 복을 받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생의 대표적인 마음은 얻으려고만 하지 베푸지는 않으려는데 있지만 부처나 보상의 마음은 아무 것도 바라는 바가 없이 진실된 마음으로 끊임없이 베풀려고 하는 점이 큰 차이가 있다. |
다음글 : 
이전글 : 
